“이건 너무 심하다했더니” 압도적 1위→꼴찌 추락… 발칵 뒤집힌 ‘엔터 명가’ 결국

CJ ENM이 기대를 걸고 있는 영화 ‘어쩔수가없다’ 제작 발표회 [사진, CJ ENM]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영화 보는 눈 너무 없다고 했더니”

잇따른 흥행 참패로 위기에 몰린 영화 명가 CJ ENM이 결국 영화 사업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CJ ENM은 적자만 내는 영화사업 대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 신규 투자 영화도 크게 줄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나마 올 영화 가운데는 박찬욱 감독 신작 ‘어쩔수가없다’ 정도가 기대작이다. 이마저 흥행에 실패할 경우 “영화 사업을 접는게 낫다”라는 얘기가 나온다. 적자만 내는 영화 사업이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명량, 극한직업, 국제시장, 베테랑, 기생충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내놓았던 1위 영화 명가 CJ ENM은 영화 배급사 순위에서도 꼴찌 수준까지 추락했다. 근 2~3년간의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거의 없다. 2023년에는 관객 점유율이 6.5%에 그쳤다. 이는 주요 배급사 가운데 5위권으로 사실상 꼴찌 수준이다.

지난해 선보인 영화 ‘베테랑2’가 그나마 752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극장 성수기로 꼽히는 추석 연휴 기간 스크린을 독점하다시피 한 상황에서도 전작에 미치지 못했다.

[사진, CJ ENM]


제작비 300억원 가량이 들어간 하얼빈도 결국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하얼빈의 손익분기점은 650만명으로 알려졌으나, CJ ENM은 이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내고 “해외 판매 및 부가 판권 계약이 성사되면서 손익분기점이 580만명으로 줄어들었다”라고 밝혔다.

하얼빈의 관객수는 491만명에 그쳤다.

CJ ENM의 영화사업이 너무 부진하다 보니, 회사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CJ ENM은 정현주 전 에이스메이커 대표를 신임 영화사업부장으로 내정하고 영화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정현주 영화사업부장 [사진, CJ ENM]


정현주 영화사업부장은 쇼박스 한국영화 제작투자본부장으로 재직하며 ‘범죄와의 전쟁’, ‘도둑들’, ‘내부자들’, ‘택시운전사’ 등 다수의 흥행작을 제작투자해 쇼박스 부흥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부터는 에이스메이커 대표로서 ‘노량’, ‘악인전’, ‘블랙머니’ 등의 투자배급을 주도하고 다양한 OTT 플랫폼의 시리즈를 제작했다.

CJ ENM은 “정 사업부장은 작품을 보는 선구안과 다수의 제작 성공노하우를 갖췄다”며 “영화사업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수장을 교체해도 CJ ENM 영화사업이 옛 명성을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