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지난해 매출 13.2조·영업손실 1.7조…“올해 턴어라운드 원년”

전기차 둔화 여파에 1.7조 적자
LFP·전고체로 체질 개선
올해 턴어라운드 원년 선언


삼성SDI 기흥사업장 전경 [삼성SDI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삼성SDI가 지난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주 성과를 확대했지만, 전기차 시장 둔화 여파로 연간 기준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ESS 포트폴리오 강화와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를 바탕으로 올해를 ‘턴어라운드 원년’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연간 매출 13조2667억원, 영업손실 1조7224억원을 기록했다고 2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3633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주요국 친환경 정책 변화와 미국 전략 고객의 전기차 판매 감소, 소형 배터리 수요 회복 지연 등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ESS 부문을 중심으로 판매 기반을 강화하며 중장기 성장을 위한 수주 성과를 다수 확보했다는 평가다.

ESS 사업에서는 삼원계(NCA) 기반의 ‘삼성 배터리 박스’(SBB) 1.7과 리튬인산철(LFP) 기반의 SBB 2.0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현재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유일한 비(非)중국계 각형 배터리 제조사라는 점을 앞세워 ESS용 배터리의 미국 현지 생산과 공급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에는 삼성SDI가 미국 법인을 통해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해당 계약이 테슬라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공급 계약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래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냈다. BMW와 전고체 배터리 실증을 위한 공동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현대차·기아와는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섰다. 아울러 주요 완성차 고객사를 대상으로 삼원계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수주를 확보했으며, ESS용 LFP 각형 배터리와 국내 ESS 중앙계약시장에서도 대규모 공급 계약을 따냈다. 탭리스(전극 연결부를 없앤 구조)의 초고출력 원통형 배터리를 출시하며 글로벌 전동공구 고객사 공급을 시작했다.

올해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성장률은 북미·유럽의 정책 완화와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략 조정으로 약 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ESS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전력용,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백업유닛(BBU)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삼성SDI는 이에 대응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체질 개선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ESS 부문은 생산능력을 풀가동하고 미국 현지에서 각형 LFP 배터리 양산을 본격화해 수익성 개선을 노린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신규 고객 확보와 함께 LFP·미드니켈 등 신제품 수주 확대에 나선다. 소형 배터리와 전자재료 부문 역시 회복 조짐이 보이는 수요와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맞춰 신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영업 환경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북미 ESS 생산능력 확대와 전고체 배터리 상업화 일정이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4분기 삼성SDI는 매출 3조85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4분기 2567억원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2992억원을 기록했다. ESS용 배터리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고,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와 보상금 반영 등으로 적자 폭은 전분기(5913억원 적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삼성SDI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과 고객·시장 대응 속도 향상, 미래 기술 준비를 통해 올해를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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