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1㎏당 6600원 돌파…치킨집 사장님 ‘비상’

AI 장기화, 공급 차질에 가격 급등
최고가 8600원대, “처음보는 가격”
자영업자 “닭 없어 장사 못할 지경”
여름 성수기 앞두고 추가 상승 우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축산물 판매대 모습. [연합]


닭고기 가격이 1㎏당 6600원대까지 치솟았다. 겨울에 발생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이례적으로 장기화한 영향이다. 피해가 누적되면서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축산유통정보 다봄에 따르면 국내산 육계 1㎏의 전국 평균가격은 지난 23일 6652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860원보다 13.5% 오른 가격이다. 평년 가격(5918원)에 비해서도 높다. 전국 최고치를 기록한 대전에서는 가격이 8636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국 최고 가격이었던 6900원보다 25.1% 높다.

닭고기 가격은 지난 2월 중순 6000원대에 진입했다. 이달 들어 더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원인은 3월까지 이어진 고병원성 AI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3~4월 진정세를 보였던 평년과 달리 올해는 전국 곳곳에서 감염 농장이 발생하고 있다. 전북 김제, 경기 포천, 경북 봉화 등 이달에만 6개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 방역당국은 농장 반경 10㎞를 방역지역을 설정하고, 24시간 동안 이동 제한 및 정밀 검사를 실시한다. 지역에 따라 닭고기 수급이 하루 종일 중단되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닭이 도계공장에 들어오지 않는 일이 반복되면서 공급량 부족으로 가격이 오르는 것”이라며 “봄에도 감염 사례가 계속 나와 걱정”이라고 말했다.

고공행진하는 가격에 자영업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11호 염지 절단을 6900원에 받았다. 생전 처음 보는 가격”이란 글이 올라왔다. 한 오픈채팅방에서도 “(본사에) 신선육 박스 9개를 시켰는데 4개만 들어왔다”, “닭이 없어 장사를 못 하게 생겼다” 등 토로가 잇따른다. 다른 커뮤니티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브라질산 닭고기를 찾는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많이 사용하는 9~10호 닭 가격은 전날 5308원까지 상승했다. 이달 초 4600원대였던 가격은 10일 5000원을 넘어선 이후 계속 오르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점점 물량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매년 주시하는 시기지만, 올해는 피해가 유난히 길다”고 했다.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 관계자는 “아직 수급에 차질은 없지만, 사태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닭고기 수급 문제는 단시간 내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식용 닭의 부모 세대인 육용종계는 올겨울 30만마리 이상 살처분됐다. 오는 7월 초복을 시작으로 성수기인 여름 닭고기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종합식품기업인 하림은 육용종란 800만개 수입에 협조하고, 5~8월 물량 공급을 확대하는 내용의 수급 안정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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