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감사의정원’ 준공…베를린 장벽·타지마할 돌도 담았다 [서울N]

서울시, ‘감사의정원’ 준공식 개최
“전 세계-세대 잇는 연결의 장”
7개국 석재 기증…5개국 추가 협의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감사의정원’에서 열린 프레스투어에서 취재진이 조형물을 감상하고 있다. 감사의정원은 6·25 전쟁 참전국의 공을 기리기 위해 조성됐다. 참전국을 상징하는 6.25m의 23개 검은 화강암 돌보와 보 사이의 유리 브릿지 등으로 구성된 ‘감사의 빛 23’과 감사의 공간이 들어선 ‘프리덤 홀’로 구성된다.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자유와 평화를 일상의 공간에서….”

11일 오후 찾은 서울 광화문광장 ‘감사의정원’. 회색 조형물이 1.2m 간격으로 50m가량 이어지며 하늘로 솟아 있다. 전면에 있는 세종대왕상을 의장대가 사열하는 형상이다. 미국을 시작으로 영국, 그리고 맨 끝 경복궁 방향의 대한민국까지 총 23개의 조형물이 일렬로 배치됐다. 6·25 전쟁에 참전한 국가 순이다. 안내를 맡은 김창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자유와 평화의 메시지를 일상의 공간에서 시민들이 마주하고 새롭게 느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6·25 전쟁 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은 감사의정원 준공식이 12일 개최됐다. 준공식은 6·25 전쟁 참전 22개국 주한대사와 참전용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그들의 희생으로 대한민국이 피었습니다’를 부제로 열렸다. 김성보 서울시장 권한대행(행정2부시장)은 “22개 참전국과 함께 완성한 감사의정원은 이제 단순한 서울의 명소를 넘어 전 세계와 세대를 하나로 잇는 기억과 연결의 장이 될 것”이라며 “서울시는 앞으로도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굳게 새기고 더 나은 세계로 거듭나고자 노력하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감사의정원은 6·25 전쟁 참전국(22개국)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고, 광화문 광장을 자유민주주의 정체성을 담은 역사 문화 공간으로 재정립하기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지난해 11월 착공에 들어가 6개월간의 공사를 거쳤다. 상징 조형물과 전시 공간 조성사업에는 총 206억원이 들어갔다.서울시 기자단은 준공식 전날인 11일 서울시 관계자들과 함께 감사의정원을 미리 둘러봤다.

22번째 참전국 독일의 조형물. 하단 부분 일부가 독일로부터 기증받은 베를린 장벽의 석재로 만들어졌다. 박병국 기자


감사의 정원은 크게 지상부의 ‘감사의 빛 23’과 지하의 미디어 체험 공간 ‘프리덤 홀’로 구성됐다. 앞서 언급한 지상부의 ‘감사의 빛 23’은 감사의정원의 핵심이다. 6·25 전쟁 참전 23개국의 헌신으로 이뤄낸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상징한다. 23개의 조형물에는 각각 참전국의 국기가 부착되어 있다.

조형물은 하늘을 향해 집총경례를 하는 형태의 상부와 이를 받치는 하부로 나뉜다. 높이는 6·25전쟁을 상징해 6.25m, 하단부 길이는 8m다. 하단에는 22개 국가에서 기증받은 석재가 놓인다. 현재까지 7개국(네덜란드·인도·그리스·벨기에·룩셈부르크·노르웨이·독일)의 기증 석재 설치가 완료됐다. 스웨덴·호주·미국·태국·터키, 5개국은 추가 기증을 확정해 올해 말까지 설치를 마칠 예정이다.

북측 방향의 22번째 조형물이 눈에 띈다. 독일 국기가 새겨진 이 조형물은 하단부의 석재 색깔부터 다르다. 가까이 가서 보니 ‘오래된 돌’의 질감이 느껴진다. 석재에 새겨진 QR코드를 연결하니 ‘독일(베를린 장벽)’이라는 설명이 뜬다. 독일에서 기증받은 실제 베를린 장벽의 일부다.

남측에는 붉은색 석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13번째로 한국전에 참전한 인도의 조형물이다. QR코드로 접속하니 ‘반시 바하르 푸르 사암’이라는 석재 이름이 나온다. 타지마할 바닥에 쓰였던 돌과 같은 종류로 견고함을 상징한다. 그 옆에는 좀 더 짙은 회색의 돌이 눈에 들어온다. 신전을 만들 때 쓰는 대리석으로 14번째 참전국 그리스를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그리스는 지난해 9월 가장 먼저 석재를 기증했다.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감사의정원에서 열린 프레스투어에서 취재진이 프리덤홀을 관람하고 있다. 감사의정원은 6·25 전쟁 참전국의 공을 기리기 위해 조성됐다. 참전국을 상징하는 6.25m의 23개 검은 화강암 돌보와 보 사이의 유리 브릿지 등으로 구성된 ‘감사의 빛 23’과 감사의 공간이 들어선 ‘프리덤 홀’로 구성된다. 윤창빈 기자


조형물 상부에는 레이저가 설치돼 야간마다 빛을 발한다. 매일 오후 8~11시에는 야간 빛 연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서울시는 국경일이나 주요 행사 등에 맞춰 23개 조형물 상부 레이저의 점등 시간과 연출 색상을 조정할 계획이다. 빛 연출은 매일 저녁 30분 간격으로 10분씩, 하루 6회 운영된다. 동절기에는 운영 시간을 오후 7~10시로 조정한다.

다음으로 찾은 미디어 체험 공간 ‘프리덤 홀’, 감사의 빛 23 뒤편에 있는 지하 공간이다. 내려가는 통로 벽에는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등의 메시지가 새겨져 있다.

프리덤 홀은 총 4개의 미디어 시설과 13개의 참여형 콘텐츠로 꾸며졌다. 가장 핵심적인 시설은 ‘메모리얼 월’이다. 대한민국과 22개 참전국을 상징하는 23개의 삼각 LED가 설치되어 ‘블룸투게더’와 ‘평화의 폭포수’ 등 2편의 주요 콘텐츠를 상영한다. ‘블룸투게더’는 각국의 국화를 모티브로 삼아 ‘참전용사들의 희생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피어났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꽃의 개화는 연대의 의지를, 꽃잎은 희생을 상징하며, 꽃잎이 물결을 이루며 피어나는 결말은 참전국 간의 희망과 번영을 뜻한다.

‘평화의 폭포수’는 참전용사의 희생에 대한 감사와 경의를 암벽과 폭포에 빗대어 표현했다. 암벽에서 자라난 식물은 과거 세계 각국의 도움을 받던 ‘수원국’에서 이제 세계를 꽃피우는 ‘공여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도약과 위상 변화를 상징한다. ‘연결의 창’에서는 뉴욕 타임스퀘어의 실시간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월드포털’,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한 6·25 전쟁 당시 사진을 관람할 수 있는 ‘되살아나는 과거’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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