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숲 조성으로 연안 생태계 기능 회복시킨다

5월31일 바다의 날…기후 위기로 ‘바다 자원’ 고갈
지난해 전국 갯녹음 면적 약 145.1㎢에 달해 심각
전국 연안 281개소에 375.4㎢ 바다숲 조성·관리
바다숲 탄소거래사업·민간참여 확대로 점차 ‘복원’

바다숲의 6대 주요 기능(위)과 바다숲 탄소거래 사업(아래) [한국수산자원공단 제공]

[헤럴드경제(부산)=황상욱·정민혜 기자]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바다 관련 산업의 중요성과 21세기 해양시대를 맞아 해양 개발과 산업 진흥, 해양 환경 보전의 필요성을 함께 되새기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다. 그러나 바다는 기후위기로 인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어족자원은 날로 줄어들고 바닷 속 생명줄인 해조류 등은 점차 고갈되어 가고 있다. 이대로 방치하면 ‘자원의 보고’는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런 바다의 황폐화를 막는 사업이 있다. ‘바다숲 조성’ 사업이다. 바다숲이란 해조류와 해초류가 군락을 이루는 연안생태계를 의미한다. 바다숲 조성은 ‘수산자원관리법’에 따라 갯녹음(바다사막화, Marine Desertification) 발생을 완화·예방해 연안생태계 회복을 목적으로 추진되는 국가사업이다.

특히 국제사회가 해양 생태계에서 흡수·저장하는 블루카본(Blue Carbon, 잘피·염습지·맹그로브 등 연안 생태계가 흡수·저장하는 탄소)을 새로운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 주목하고 있고, 그 중심에 바다숲(해조류)이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제인증까지 추진하고 있는 바다숲의 블루카본은 향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국제 탄소시장 진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갯녹음과 바다숲 조성=연안해역 자연암반에 해조류가 사라지고 바다숲의 기능이 상실돼 수산자원이 동반 감소하는 현상을 갯녹음이라고 한다. 갯녹음이 한번 진행되면 자연적으로 회복이 어렵고 수산생태계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지난해 전국 연안 갯녹음 실태조사 결과 확산 면적은 약 145.1㎢에 달한다. 이는 해조류 서식 가능 암반의 약 34% 수준에 이른다.

이런 갯녹음 방지를 위해 한국수산자원공단은 지난 2009년부터 2025년까지 전국 연안 281개소에 약 375.4㎢ 규모의 바다숲을 조성·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16년 대비 2025년 갯녹음 면적은 42.82㎢가 해소됐고, 종 다양성 지수도 3.0이상 유지하고 있다. 사업 전 대비 해조류 생체량이 138.5%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바다숲 조성을 통한 탄소흡수원 확보로 연간 약 12만7000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약 5만3000대가 연간 배출하는 탄소량을 상쇄하는 규모다. 이처럼 바다숲은 ▷수산생물 산란·서식장 기능 ▷유용 기능성 물질 제공 ▷청정바이오에너지원 ▷온실가스(CO2 등) 흡수 ▷웰빙 식품 ▷오염물질 정화 등에 기여하고 있다. 바다숲은 단순한 환경보전 사업이 아니라 미래 기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투자라고 볼 수 있으며, 그 경제적 가치는 연간 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바다숲 탄소거래 시범사업=공단은 탄소중립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민간 참여형 블루카본 확충을 위해 지난해부터 국내 최초로 어업인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수산기반의 탄소흡수원을 확충하는 ‘바다숲 탄소거래 시범사업’을 ▷제주 고내리 ▷완도 모서리 ▷강릉 사근진 등 전국 3개소에서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전국 20개소를 대상으로 확대 추진 중에 있다.

바다숲 탄소거래사업은 ▷어업인 등 사업 참여자가 ‘바다숲 조성·관리’ ▷‘해조류 양식’을 통해 탄소흡수원(해조류·해초류)을 확충 ▷해양 탄소흡수 활동을 통해 확보한 탄소감축 효과를 경제적 가치(탄소 크레딧)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바다숲 탄소거래사업은 ▷사업신청·타당성평가 ▷탄소흡수원 확충 사업 ▷모니터링·검증 ▷탄소흡수량 인증 및 인증서 발급 단계로 진행되며 현재 시범사업을 통해 단계별 현장 작동성 및 보완사항 발굴을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나가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특히 어업인이 해조류 이식과 해양환경 관리 등에 참여하고 탄소흡수 실적을 인증받는 구조는 새로운 어촌형 소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이는 어업인을 단순 수혜자가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의 주체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변화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민간기업의 바다숲 사업 참여 활동 [한국수산자원공단 제공]

▶바다숲 조성 민간기업 참여 확대=바다숲 조성·관리를 통한 탄소중립 기여를 위해 민간기업의 참여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최근 ESG 경영과 탄소중립 선언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바다숲 조성을 새로운 탄소감축 수단이자 사회적 가치 창출 모델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부터 현대자동차, 효성그룹, 포스코가 참여하고 있고, 올해는 한화오션, JYP Ent., LG전자가 신규 바다숲 조성 사업에 투자를 결정했다.

또한 기존 바다숲을 지속 유지하기 위한 사후관리 사업에는 효성그룹, 롯데마트, 롯데칠성, 한국전력공사, LX판토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참여했다. 블루카본 기술개발을 위해 잘피연구 등에는 LG화학, 신한투자증권에서 참여하고 있다. 공단은 초록우산 등 민간 NGO 단체 및 민간기업과 함께 바다숲 사업을 확대하고자 협력체계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김종덕 한국수산자원공단 이사장은 “앞으로 해조류의 블루카본 국제 인증과 탄소시장 제도화, 민간 참여 확대가 본격화된다면 바다숲은 단순한 연안 생태계 복원사업을 넘어 새로운 기후위기 대응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관이 협력해 바다숲 생태계를 확대해 나갈 때 기후위기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해양 미래와 탄소중립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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