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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중소기업학회는 16일 국회도서관 소강당서 ‘배달 플랫폼 생태계의 지속가능성: 진단과 처방’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김원이·정진욱 의원 공동 주최했으며 공정거래위원회·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중소벤처기업연구원 참여했다. [중기중앙회] |
중소기업학회, 배달 플랫폼 생태계 지속가능성 정책토론회 개최
수도권 음식점 1만3098곳 49개월 실거래 데이터 분석
“단체 협상 적용 제외·플랫폼 이동성 함께 가야”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배달앱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음식점 매출은 늘지만 수익성은 떨어지는 이른바 ‘성장의 역설’이 실증 데이터로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수수료·정산 조건 등 거래조건에 대한 단체 협상은 허용하되 소비자 가격 담합은 금지하는 ‘투트랙 세이프하버’와 별점·리뷰 등 평판 자산의 ‘플랫폼 이동성’을 함께 도입해야 한다는 제언도 제시됐다.
한국중소기업학회는 16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배달 플랫폼 생태계의 지속가능성: 진단과 처방’을 주제로 국회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원이·정진욱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중앙회·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후원했다.
토론회에는 국회와 정부, 학계, 소상공인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배달 플랫폼은 지난 10여년간 빠르게 성장해 연간 거래액이 약 28조원 규모에 이르렀지만, 입점 소상공인의 수익성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도 함께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글로벌 플랫폼 생태계의 구조적 특징을 짚었다. 전 교수는 플랫폼이 초기 보조금으로 생태계를 확장한 뒤 시장 지배력이 굳어지면 수수료 인상과 보상 축소를 통해 잉여를 확보하는 ‘승자독식’과 ‘추출적 모델’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국의 배달 수수료 구조와 규제 동향도 비교했다. 다만 성급한 규제가 투자와 창업을 위축시키는 ‘냉각 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소상공인 보호와 플랫폼 혁신이 함께 작동할 수 있는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박경민 한국중소기업학회장은 ‘한국 배달 플랫폼의 양면시장 진단’을 주제로 수도권 음식점 1만3098곳의 2021~2025년 49개월 실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공동연구자는 곽혜민 연구자다. 이 연구는 오는 8월 미국경영학회(AOM) 연차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분석 결과 배달앱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낮아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서울 음식점의 평균 배달앱 매출 비중은 17.1%, 평균 영업이익률은 3.35%였다.
같은 플랫폼을 이용하고 배달앱 의존도가 비슷하더라도 매출 규모에 따라 영향은 엇갈렸다. 소형·중형 식당은 배달앱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수익성이 악화됐고, 특히 중형 식당은 적자 전환 위험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형 식당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상대적으로 수혜를 보는 비대칭이 확인됐다.
한 개 배달앱에 매출이 집중된 식당일수록 충격도 컸다. 별점과 리뷰 같은 평판 자산이 플랫폼 간 이전되지 않아 수수료가 올라도 다른 앱으로 옮기기 어려운 ‘락인’ 구조가 작동한다는 분석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본사 시스템이 충격을 일부 완충했지만, 독립 소상공인은 완충 장치가 부족해 타격을 더 직접적으로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 학회장은 처방으로 협상 거버넌스, 비용 구조 투명성, 성장 사다리 인프라, 데이터 표준·플랫폼 이동성 등 4개 영역의 거버넌스 정비를 제안했다. 핵심은 가격을 직접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협상이 작동할 수 있는 정보와 제도 기반을 만드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제시된 방안은 ‘투트랙 세이프하버’다. 소상공인이 플랫폼을 상대로 수수료와 정산 조건 등 거래조건을 단체로 협상하는 행위에는 공정거래법 적용 제외를 검토하되, 소비자 가격 담합은 엄격히 금지하는 방식이다.
박 학회장은 현행 공정거래법 제40조 제2항과 시행령 제45조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 인가 방식의 적용 제외 경로를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새 법률을 만들어 플랫폼 사전 규제를 신설하는 방식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도 짚었다.
플랫폼 이동성도 핵심 처방으로 제시됐다. 2004년 통신 시장의 번호이동성처럼 음식점이 별점과 리뷰 등 평판 자산을 다른 플랫폼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이동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특정 플랫폼에 묶여 있는 평판 자산을 이전할 수 있어야 시장 경쟁이 작동하고, 소상공인의 협상력도 높아질 수 있다는 취지다.
박 학회장은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으면 도태되고, 종속되면 수익이 줄어드는 딜레마는 개별 자영업자의 전략 실패가 아니라 시장 구조의 문제”라며 “소상공인 보호는 교섭력을 보완하는 단체 협상과 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플랫폼 이동성이 함께 가야 실효성이 있다”고 말했다.
종합토론은 김광현 고려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민정 고려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토론에는 선중규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국장, 이상윤 성공회대 교수, 이은청 중소벤처기업부 상생협력정책국장, 이혜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상공인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본부장, 최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