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차등 적용 놓고 노사 격돌…경영계 “생존” 노동계 “차별”

경영계 “숙박·음식업 최저임금 미만율 31.6%…업종별 구분 적용 필요”
노동계 “1만2000원은 최소 생계비…차등 적용은 노동자 차별”


16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제6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내년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해 적용할지를 논의한다. 왼쪽부터 사용자위원인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과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과 민주노총 이미선 부위원장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의 최대 쟁점인 업종별 구분 적용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정면 충돌했다.

경영계는 숙박·음식업 등 영세 업종의 경영난을 이유로 업종별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노동계는 “노동자 차별”이라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1만2000원을 제시한 가운데 최저임금위원회의 노사 간 공방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6차 전원회의를 열고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논의했다.

이날 사용자위원들은 업종별 노동생산성과 임금 수준, 최저임금 부담 능력의 차이를 고려해 업종별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노동계가 제시한 시급 1만2000원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생존 기반마저 위협하는 요구”라며 “현장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최저임금의 안정과 더불어 합리적인 구분 적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숙박·음식업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가 2800만원으로 제조업(1억7000만원)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업종별 지불 능력 차이가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또 숙박·음식업의 최저임금 미만율이 31.6%,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21.4%에 달한다며 “일부 업종은 현재 최저임금 수준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업종별 구분 적용은 특정 업종에 낙인을 찍는 차별이 아니라 고사 직전 업종의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생존 대책”이라며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최소한의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동계는 업종별 구분 적용이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차별적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노동계가 제시한 시급 1만2000원은 점심 한 끼 값보다 낮은 현재 최저임금 수준을 감안한 최소한의 사회적 요구”라며 “고물가 상황에서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안정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음식점업 등에 현행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되면 결국 취약계층 노동자들에게만 낮은 임금을 강요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업종별 구분 적용은 노동자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업종별 구분 적용은 차별과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독소 조항”이라며 “폐지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이날 회의에서 지난 11일 부결된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확대 안건도 재차 거론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미선 부위원장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생존권을 외면한 결정”이라며 “정부와 최저임금위원회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익위원 측은 노사 양측의 입장을 충분히 검토해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익위원 간사인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직무대행은 “업종별 구분 적용은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논의돼 온 사안”이라며 “소상공인과 영세 사업자의 부담, 노동자 보호라는 두 가치를 함께 고려해 책임 있는 결론을 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집중 논의한 뒤 추후 표결 여부와 심의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업종별 구분 적용은 최저임금 심의 때마다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해온 핵심 쟁점으로, 올해도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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