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넛 오일·비정제 사탕수수·무가당 두유
동물성 재료는 배제…속 편하고 달지도 않아
전통 장 문화 적용해 구글맵 긍정 후기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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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애리 오베흐트 대표가 17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 이후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정대한 기자 |
[헤럴드경제=정대한 기자] “비건이기 때문에 선택받는 브랜드가 아니라 맛있기 때문에 선택받고, 나중에 비건인 것을 알게 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서울 중구 회현동에서 비건 도넛 전문점 ‘오베흐트’를 운영하는 김애리 대표는 브랜드 정체성을 이렇게 소개했다. 오베흐트는 지난 2021년 1월 문을 연 도넛 전문점이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비건 도넛’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집중했다.
비건 도넛은 유기농 코코넛 오일과 비정제 사탕수수, 무가당 두유 등 식물성 재료로 만든다. 우유·버터·계란 등 동물성 원재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외국과 달리 비건을 지향하거나 식재료 선택에 제약이 있는 사람들이 왜 디저트 선택지에서 소외돼야 할까 생각했다”며 “누군가 그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면 직접 해보자는 마음으로 가게를 열었다”고 말했다.
오베흐트가 추구하는 방향은 명확하다. 비건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도넛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초창기 슬로건도 ‘비건을 위한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 for Vegan)’였다. 그는 “비건 디저트가 담백하고 심심할 것이라는 고정관념 대신 충분히 풍부하고 만족스러운 맛의 경험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대표 메뉴는 ‘된장 도넛’이다. 된장 향이 은은하게 올라오는 짭짤한 캐러멜과 초콜릿 크림, 크럼블로 만들었다. 시즌에 따라 간장을 활용한 ‘간장 유자 도넛’도 선보이고 있다. 한국적인 요소를 담은 이 ‘K-도넛’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입소문을 탔다. 명동과 남대문 시장 등에 관광을 온 외국인 고객의 비중이 높으며 200개가 넘는 구글맵 후기에는 외국인들의 극찬이 가득하다.
김 대표는 “일상적으로 접하지만 의외로 다양하게 경험해 보지 못한 전통 장(醬) 문화의 매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소개하고 싶었다”며 “아마 세계 어디에서도 된장으로 도넛을 만드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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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베흐트 매장에 진열된 도넛. 정대한 기자 |
고객의 80% 이상은 비건이 아니거나 비건에 관심이 없는 일반 고객들이다. 비건이라서 찾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맛있다는 추천을 듣고 방문하거나 우연히 들렀다가 단골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의외로 단 디저트를 선호하지 않는 4050대 이상의 남성 고객들도 많이 찾는다. 먹고 난 뒤에도 속이 편하고 다른 디저트보다 달지 않아서다.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는 것도 오베흐트의 원칙이다. ‘두쫀쿠(두바이쫀득쿠키)’, 버터떡 등 유행하는 메뉴가 있더라도 시선을 두지 않는다. 김 대표는 “남들이 두쫀쿠·버터떡을 만들 때 저희는 ’된장‘으로 차별성을 뒀고, 오히려 그런 독특함 덕분에 이 도넛을 먹기 위해 멀리서도 찾아온다”며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새로운 맛과 경험을 제안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브랜드 확장보다 매장을 중심으로 가치와 경험을 지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온라인 판매나 팝업스토어처럼 다양한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이곳에 와야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며 “백화점 팝업 제안도 많이 들어왔지만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 행사는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25곳의 베이커리가 모인 팝업스토어 ‘빵력장터’에 참여했다. 마라톤 행사에서는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취지에 맞춰 일회용 그릇 대신 뻥튀기 위에 도넛을 올려 제공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오베흐트가 남기고 싶은 가치는 단순히 ‘비건 도넛 브랜드’라는 타이틀이 아니다”라며 “누군가의 삶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따뜻한 기억과 추억의 한 장면이 되는 것, 그것이 오베흐트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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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베흐트 도넛의 선물 박스. 정대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