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②] “나이 든 공유는 어떨까요? 참 기대됩니다.”

이제 공유에게 새로운 수식어가 생길 듯 하다. 바로 ‘액션배우 공유. 공유는 자신이 원탑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 ‘용의자’(감독 원신연)에서 액션배우로 거듭났다. 위험천만해 보이는 모든 장면을 맨몸으로 소화해내며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다.

공유는 극 중 탈북자 특수요원 지동철을 연기했다. 탈북자 소재로 한 영화와 다른 점 중 하나는 바로 공유의 사투리 연기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독이 아닌 득으로 작용하며 극의 흐름을 매끄럽게 했다.

“사투리에 대한 고민은 감독님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어요. 솔직히 이런 영화에는 극화된 사투리에 관객들이 익숙해져 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주관과 소신대로 가는 게 나을 것 같았죠. 북한에서 활동했지만 ‘지동철’이라면 2~3개 국어는 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았고요.”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액션이라는 장르에 도전한 공유는 “액션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영화에 대한 느낌이 중요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첫 액션극에 대한 흔한 부담감 따위는 애초에 없었던 모양이다.

“액션이라는 장르에 대해서 깊게 생각한 적은 없어요. 액션이라고 ‘좋다’, ‘싫다’가 표현되지는 않았죠. 안해봤던 도전이었다면 처음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겠죠. 무엇보다 감독님이 이 영화를 보는 관점이 좋았어요. 볼거리만 만드는 게 아닌 원신연 감독님의 뜻이 잘 묻어났죠. 한 차례 거절했던 작품을 다시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제 우려를 감독님이 없애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사실 그동안 국내에서 수 없이 나왔던 액션극에 대해 아쉬운 부분도 적지 않았거든요. 이런 노파심이 원 감독님과 함께 작업한다면 없어질 것 같았죠.”

이만큼 공유가 깐깐하게 작품을 판단했던 건 단지 흥행에 대한 불안 때문이 아니다. 배우보다 수십 배 피땀 흘려 영화 작업에 참여한 스태프들의 노고가 허사로 돌아가는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사실 마케팅 면에서는 배우를 앞세우지만, 스태프들이 배우보다 더 위험하잖아요. 특히나 이번 작품에서는 스태프들의 고생이 정말 심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절실함이 있죠. 이윤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이 영화에게 모든 열정을 바친 스태프 한 명 한 명에게 다음 작품을 약속하는 게 관객 수라고 생각해요. ‘용의자’로 인해 예전보다 좀 더 넓고 깊이 영화에 대해 생각하게 됐죠. 어찌됐든 관객 분들에게 말씀 드리고 싶은 게 분명히 72억 이란 돈은 어마어마하지만, ‘본’ 시리즈 같은 유명 액션 영화의 제작비는 우리 영화의 10배예요. 우린 그 10분의 1도 안 되는 제작비로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고생했죠. 그렇게 같이 만든 영화기 때문에 어떤 작품보다도 소중해요.”

‘용의자’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 중 하나가 바로 카체이싱 신이다. 공유와 박희순이 벌어는 카체이싱 신은 그야말로 관객의 혼을 쏙 빼놓는다. 마치 실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것처럼 실감나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차를 타고 운전했어요. 저야 뭐 워낙 운전을 좋아해서 재밌었어요.(웃음) 그리고 잊지 못하는 장면 중 하나가 희순이 형은 안 나오는 신이었는데, 정면 충돌 신이거든요. 사이사이 들어간 잠ᄁᆞᆫ의 빠른 컷이지만, 대역이 아닌 배우가 타고 있었다는 거죠. 그게 한 끝 차이지만 관객들이 봤을 때는 3D영화처럼 느껴지실 거예요. 바로 지동철 옆이라고 느낄 정도로 촬영했어요. 카메라 감독님은 정말 잡기 힘들만큼 배우의 얼굴을 담아야 했고요. 렉카(사고견인차) 위에 올려놓고 하지 않았죠. 이렇게 만들어진 카체이싱은 현실에서 할 수 없는 장면들이 구석구석 담겨 있어서 위험했지만 정말 재미있었어요. 운전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소원 풀었죠. 하하.”

말랑말랑한 멜로와 액션 중 어떤 장르가 궁합이 잘 맞냐고 물었다.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던 공유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시기와 정서에 따라 갈리는 것 같다”고 답했다.

“기본적으로 장르라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지는 않아요. 영화는 메시지와 표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또 제가 멜로를 잘했다고 해서 그 장르에서만 최적화됐다고 평가 받는 건 칭찬이 아닌 것 같아요. 제 목표치는 그게 아니거든요. 모든 장르에서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은 게 제 바람이죠. 어떻게 보면 참 현실적인 목표이기도 하고요. 그 목표를 위해 한 두 작품씩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로코나 멜로물에 특출 난 능력을 가지고 있진 않아요.”

어느 덧 데뷔 13년 차 배우가 됐다. 작품을 하면서 서서히 역할이 바뀌고 있다. 마냥 여성팬들의 마음을 훔쳤던 그가 ‘도가니’에서는 한 아이를 둔 아버지이자 무자비한 성폭행을 당한 아이들을 지키는 수호자로, ‘용의자’에서는 아내를 잃고 딸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아버지 지동철로 열연했다. “여배우의 주름이 아름다워 보였으면 한다”는 한 여배우의 말이 문뜩 떠오른 가운데, 남배우 공유의 생각은 어떨지 궁금했다.

“저는 제 나이 든 모습이 기대돼요. 스스로도 설레고요. 나이 들수록 배우로서 좋은 것 같아요. 배우가 공부를 해서 가질 수 없는 게 연륜과 경험이거든요. 스펙트럼의 차이가 분명히 있죠. 배우로서 찾고 가질 수 있는 건 기대되고 설레죠. 훌륭한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서 항상 그 이상의 연기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이 길을 걸어가야겠죠. 절 끊임없이 괴롭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말 잘 늙었으면 좋겠어요. 별다른 액션 없이도 수많은 주름들이 뿜어내는 연기력이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아우라를 뿜어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진 황지은 기자 hwangjieun_@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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