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 테러범을 찾아 나선 ‘논스톱’
당신은 염세주의자인가, 낙관주의자인가? 그것을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 비행기를 타는 것이다. 테러와 납치, 추락, 불시착이 걱정되고, 난기류에 흔들리는 기내에서 벌벌 떠는 자신의 모습이 먼저 생각난다면 아마도 염세주의자일 것이다. 비행기가 데려다 줄 아름다운 휴양지에 설레고, 처음 보는 옆자리의 멋지고 아름다운 이성과의 로맨스에 가슴이 뛴다면 낙관주의자이거나 로맨티시스트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서양의 속담 중엔 이런 말도 있다지 않은가.
“낙관주의자나 염세주의자나 모두 우리 사회에 기여한다. 낙관주의자는 비행기를 발명했고, 염세주의자는 낙하산을 발명했듯 말이다.”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로 동력 비행기를 발명해 날아오른 것이 1895년. 뤼미에르 형제가 기차가 도착하는 드라마틱한 순간을 돌아가는 필름 릴로 보여줘 관객을 기겁하게 했던, 인류 최초 영화 상영의 순간이 1903년. 인류 최첨단의 발명품인 비행기와 영화의 역사는 몇 년 앞서거니 뒤서거니 우연히도 비슷한 때에 출발했고, 영화는 출생 때부터 끊임없이 비행기를 탐했다. 새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난다는 사실이 부채질하는 낭만적인 흥분, 몇 시간 동안은 꼼짝없이 갇혀야 하는 ‘공중의 섬’이라는 데서 오는 공포, 기내의 모든 사람은 세계 각지로부터 모인 낯선 이들이지만 잠시 동안이나마 운명공동체일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부터 비롯되는 묘한 긴장과 유대감 등이 영화에는 매력적인 상상의 재료가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 국내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는 비행기 영화로는, 프랑스 영화 ‘러브 인 비즈니스 클래스’<사진>가 있다. 프랑스 원제도 ‘Amour & Turbulences’, 번역하면 ‘사랑과 난기류’이니 비행기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뉴욕발 파리행 비행기’에 우연히 동승한 옛 연인의 이야기다. 3년 전 야유와 저주를 퍼붓고 갈라서 감정의 앙금이 여전한 두 사람, 티격태격하면서 비행 6시간 동안에 과거 자신들의 연애를 ‘복기’한다. 원망과 후회, 자책, 미련, 미움, 사랑 등 연애의 모든 감정이 6시간 동안 두 좌석 사이를 오간다. 그들의 연애처럼 비행기는 상승과 하강, 순항과 난항을 거듭한다. 헤어진 연인이 같은 비행기에 타 복기하는 연애담이라면 비행기 영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1980년 작 미국영화 ‘에어플레인!’이 연상된다. 공군 복무 시절 동료의 죽음으로 트라우마와 비행공포증을 가진 남자주인공이 결별을 선언한 연인을 따라 비행기에 올랐다가 공포증을 극복하고 추락 위기로부터 승객을 구해낸다는 이야기다.
동승한 승객이 옛 연인이라면 차라리 낫다. 최악은 테러범이다. 영화 ‘논스톱’은 기내에 올라탔던 미국 항공수사관과 승객들이 동승한 수수께끼의 테러범으로부터 납치와 폭파 위협을 당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러브 인 비즈니스클래스’나 ‘논스톱’이나 남자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알코올 중독’에 빠져 있는데, 음주가 위험한 건 비행기에서도 마찬가지.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플라이트’는 만취한 채 조종석에 앉은 여객기 파일럿이 주인공이다.
비행기 영화는 수도 없이 많다. 그중에서 참고 삼아 타임이 뽑은 톱 10을 꼽자면 다음과 같다.
‘지옥의 천사들’ ‘에어포트’ ‘그레이트 왈도 페퍼’ ‘에어플레인!’ ‘탑 건’ ‘공포탈출’ ‘에비에이터’ ‘유나이트93’ ‘아멜리에: 하늘을 사랑한 여인’ ‘플라이트’. 
su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