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 ‘룸메이트2’, 조금 더 깊이있게 들어갔으면…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SBS ‘룸메이트’는 시즌2로 접어들면서 확실히 좋아졌다. 크고 작은 논란들을 겪으며 200여일을 지나는 동안 제법 안정적인 모습을 구축했다.

‘배우고 나누고 즐기자’라는 슬로건 아래 출연자들을 대거교체하고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시즌2의 느낌도 괜찮다.

최근 보여주고 있는 아이템과 코너들도 시청자 입장에서 기분 좋게 볼 수 있다.

남녀탐구생활이라는 제목으로 ‘룸메이트‘ 남자멤버들이 이동욱의 드라마 촬영장을 방문하고, 박준형은 후배들에게 스케이트보드를 가르쳐주고, 박현빈에게 트로트를 배운다. 이국주와 나나 써니는 삼청동으로 나들이하며 타로점을 봤다.


룸메이트 출연자들이 모두 모여, 장을 보고 80포기나 되는 김장을 담그는 모습 또한 유쾌했다. 최홍만이 김장 담그는 일을 도와주고 홍진영이 뜬금없이(?) 찾아와 신곡을 부르고 갔다. 허영지가 강아지 ‘오이‘를 목욕시키는 장면 또한 일상적이어서 좋았다.

하지만 이런 장면들만으로 계속 나가기에는 뭔가 허전해진다. 방을 같이 쓰는 룸메이트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개인적으로나, 관계적으로나 조금 더 깊이있게 탐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령, 항상 에너지와 흥이 충만한 이국주의 정체, 카메라가 없을 때의 이국주의 모습, 항상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것 같은 이국주의 심리상태, 그 뒤에 숨겨진 것은 불안인지, 이런 점에 대해서도 탐구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는 이야기다. 지나치게 스스럼없고 요란한 박준형과 잭슨도 마찬가지다. 박민우는왜 분량이 안나오는 것인지, 입을 닫은 것인지 궁금하다.

시즌1에서 최고참으로 중심을 잡아줘야 할 신성우와 이소라가 나가버린 것도 요리 잘하는 엄마(신엄마), 후배들을 토닥여주는 모습, 거기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스스로 더 이상 자신에게서 뭘 끄집어내야 할지를 발견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그 점에서는 매사 적극적이고 쾌활했던 홍수현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시즌1에서 남다른 가족사를 지녔던 격투기선수 송가연을 확실히 보여주지 못한 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룸메이트’가 무겁고 심각할 필요는 없다. 전반적으로 밝고 유쾌한 건 좋지만 아주 가끔 심각할 때는 심각할 필요가 있다. 그런 지점에서 오히려 대책없이 밝아져 버리면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날라가 버린다. 타로 점을 보러가고 마당에서 이불빨래를 하는 것은 연기와 연출의 느낌이 났다. 영지와 써니, 홍진영이 최홍만을 향해 애교배틀을 벌이는 것도 모두 보여주기 위한 것들이다.

지난 주 룸메이트들이 모두 모여 소감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오타니 헤이가 “내가 개인주의자 였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을 받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것은 룸메이트들끼리 관심이 부족하거나, 자신을 보여주려는데 급급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룸메이트’가 방송일자와 시간을 옮겨 오는 25일부터 일요일이 아닌 화요일 밤에 방송되면, 그런 미세한 점도 조금씩 보여줬으면 한다. 관찰예능은 일상의 ‘겉’만 보는 것이 아니라 ‘속’도 조금은 보여주어야 한다.

/wp@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