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준이랑 싸웠어요. 연락안해요…왜 웃으세요? 9년 되면 그래요”

황정음<사진>과 인터뷰를 해보면 솔직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2005년 SG워너비가 디너쇼를 할때 김광수 대표와 함께 와있던 황정음과 잠깐 대화해 본 적이 있다. 그때의 첫인상은 “이 친구, 말 좀 하겠는데…”였다.연예계 스타, 특히 여자스타는 이미지 관리를 위해 예민한 질문에는 좀체 대답하지 않는다. 그래서 스타와의 인터뷰는 본의 아니게 ‘밀당’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황정음에게는 예민한 질문을 던질 필요가 없다. 자신이 알아서 웬만한 건 다 이야기해버리기 때문이다.

MBC 새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의 제작발표회장에서도 황정음은 솔직하게 사적인 이야기까지도 말해주었다.

“나는 (김)용준이랑 싸웠어요. 연락 안 해요. 왜 웃으세요? 진짜에요. 9년 되면 그래요. 이제 헤어질 때가 됐나봐요”

이 말은 지성이 황정음과 연기한다고 하니 아내(이보영)의 반응이 어떠했냐는 질문에 “너무 좋다고 했다”고 답한 후 바로 황정음이 했던 말이다.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필요는 없다. 소속사에서 굳이 “결별이 아니다. 귀여운 사랑싸움으로 봐달라”고 말할 필요도 없다.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그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이 정말로 헤어졌다면 황정음이 그런 식으로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황정음이 “용준이가 내가 지성오빠랑 또 파트너로 만나니까 약간 신경이 쓰이는 것 같으면서도 연기 잘하라고 용기를 북돋아준다”고 여우처럼 모범답안을 말하면 재미가 없으니까, 그렇게 한 말일 뿐이다.

황정음의 과도한 솔직함은 또 한차례 이어졌다. 쉬지 않고 드라마를 계속하면 힘들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황정음은 “‘끝없는 사랑’이 끝나고 또 작품이 들어오는 것은 다행이다. 작품으로 힘들고 나면 또 다른 작품으로 힐링된다. 사실 ‘골든타임’에서 너무 힘들었다. 그럴때마다 이 시간이 값진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평범했다. 그래서 내가 나섰다. “ ‘골든타임’ 할때 어떤 부분에서 힘이 들었냐”고 물었다.

황정음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권석장)감독님이 별로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그동안 함께 한 감독님들은 친절했고 사랑스럽게 대해줬는데, ‘골든타임’ 감독님은 나를 잘 챙겨주지 않았고 이쁘게 해주지 않았다. (이)선균이 오빠도 되게 까칠하다. 물론 배우로서 배울 게 많지만은…”이라고 말했다.

황정음은 ‘골든타임’ PD와는 다시 호흡을 맞출 의향이 있는지 묻자 “절대 안 해요”라고 말했다. “이번에 같이 하게된 김진만 PD는 어떤가”라는 질문에는 “적어도 불편하게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황정음의 지나친 솔직함에 살짝 당황한 지성이 “정음이가 가장 솔직한 친구다”고 상황을 수습했다.

한마디로 황점음의 인터뷰는 너무 솔직하다. 악의가 전혀 없다. 맥락 없이 문자 그대로만 전달되면 해당자에게 자칫 오해나 상처가 될 수 있는 말도 있어, 황정음의 인터뷰 스타일을 무조건 지지하지는 못하겠지만, 하여간 매력이 있다. 다른 여배우들과는 다른 개성과 차별성을 느낄 수 있어서다. 그녀의 화법을 이해하면 바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오랜만에 빵빵 터지는 제작발표회장이었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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