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묵의 印像] 카메라를 내려놓게 한 아버지 김태원

[헤럴드경제=박해묵 기자]사춘기 시절 주체할 수 없던 감성을 다독여준 그룹 부활.

그 부활을 30년째 이끌고 있는 리더 김태원을, 날씨가 화창한 봄날 오후 서울 한 카페에서 인터뷰 하게 되었습니다.

설레임을 안고 약속장소에 먼저 도착해 김태원을 기다립니다. 잠시 후 검은 가죽자켓에 선글라스, 머리를 뒤로 묶은 로커 김태원이 나타납니다.

“혼자 왔니?”라고 물어볼 것 같습니다만 다행히(?) 아니었습니다.

몸이 안좋아 병원에 다녀왔다는 김태원은 기자에게 “오랜만입니다. 잘 지냈어요?”라고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정말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TV 예능 프로에서 자주 봤었는데, 요즘은 통 볼 수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기자는 초면이였습니다. 오랜만이라고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 “초면인데요… 반갑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어색한 침묵과 웃음이 흐릅니다.

어색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 바로 사진촬영을 시작합니다. 차분하지만 강렬한 로커의 기운이 그에게서 뿜어져 나옵니다. 나른한 오후를 깨우는 것 같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제스처로 자신을 표현합니다. 그가 뭘 원하는지 저절로 알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만큼 작업은 수월했습니다.

촬영을 마친 뒤 그의 옆에 앉아 그가 살아온 인생과 음악에 관해 이야기를 귀동냥했습니다. 담담한 표정과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가더군요. TV에서 보던 ‘국민할매’의 코믹한 이미지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음악과 팀을 고민하는 뮤지션의 모습에서 아티스트로서의 고집과 소신이 전해져 옵니다. 그래서 부활의 음악이 30년이 지난 지금도 대표적인 록밴드로 추앙 받는지 알겠습니다.

이야기를 이어가던 그가 창밖을 쳐다보며 말을 멈춥니다.

카페에 흐르는 음악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이 음악 좋지 않냐고, 너무 좋다고 합니다.

바로 김태원의 딸 크리스 레오네의 노래입니다. 그녀는 지난 2013년 데뷔해 2월 정규 1집 앨범 ‘디 엔드’를 발매한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입니다.

검은 선글라스 너머로 강렬하게 빛나던 로커의 눈은, 그녀의 음악이 흐르자 부드럽고 인자한 아버지의 눈빛으로 바뀝니다. 입가에는 아빠 미소까지 환하게 번집니다.

그 미소를 사진으로 담고 싶었습니다. 카메라로 손이 향하다가 멈춥니다. 딸의 음악에 깊이 빠져있는 아버지를 방해하기 미안해서 카메라를 내려놓습니다.

‘아빠 김태원’의 일상으로 떠난 몇분. 인터뷰의 마지막은 그 따뜻한 모습을 눈에 담는 걸로 마쳤습니다.

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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