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류 금지령’으로 손놓은 한류

[헤럴드경제=서병기ㆍ이한빛 기자] 중국에서 한류금지령(한한령 限韓令)이 내려진 이후 한류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한한령이 중국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닌데도 대중문화 각 분야에서 콘텐츠 제작 위축과 주가하락 등의 현상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이 드라마계다. 내수 시장만으로 수지를 맞추기 힘든 드라마제작업은 사드 배치 확정 발표와 한일군사정보보협정 서명 이후 한중공동제작이나 해외판매 등중국 관련 업무는 ‘올스톱’된 상태다.

중국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중국으로 수출되는 드라마는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방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에서 심의가 나지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작사들은 “심의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하지만, 언제 심의가 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사임당, 빛의 일기’와 ‘화랑’ 등 한한령 이전에 중국에 심의를 요청한 한류드라마들은 그나마 심의가 통과돼 편성일자를 연기해서라도 방영이 가능해졌지만, 최근 중국에 심의를 신청한 드라마 중에서 심의가 통과된 드라마는 한 편도 없다.

박상주 드라마제작사협회 국장은 “최근 중국 투자 제작사 관계자들을 만나서 대화해보면,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와 공동제작 분위기가 싸늘해졌지만, 그래도 개별적으로는 한국의 좋은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계속 갖고 있다고 한다”면서, “지금의 분위기가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고 말들 하지만 중국 투자제작사들조차도 사태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고 있다. 따라서 상황을 단정짓지 말고 조심스럽게 관망하며 약간의 냉각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 튀지 않는 상태에서 중국측과 조용히 대화를 지속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음악계 쪽도 이번 한한령으로 중국에서 공연할 경우, ‘1만 명 이상을 동원하는 한국 아이돌의 공연 금지’라는 조항이 포함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 K팝 가수들의 중국 전국 투어나 아레나 공연, 대규모 팬미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중국 미디어에서 송중기나 이민호, 황치열 등 중화권 한류스타들을 보기 힘들어진 상태다.

예능 프로그램 중 ‘신서유기’ 시즌3는 출연자들이 매니저를 대동하지 않은 채 중국 계림에서 5박6일간의 촬영을 마치고 지난 29일 조용히 귀국했다. 이번 시즌에는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안재현 등 기존 멤버 외에도 슈퍼주니어 규현과 위너 송민호를 새 멤버로 맞아 중국시장을 동시에 겨냥했지만 조심스런 분위기다. 방송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중국의 한한령이 풀리지 않을 경우,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신서유기’가 중국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서 노출이 힘들 수도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엔터테인먼트기업 주가도 추풍낙엽 신세다. 지난 7월 사드배치 발표 이후 꾸준히 하락하던 주가는 최근 중국 정부의 ‘한류 금지령’소문에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YG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사드 배치 발표일인 지난 7월 13일 3만8400원이던 주가가 12월 1일 현재 2만7000원까지 29.68% 추락했다. 깜짝실적도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와이지엔터의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13억 원, 1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121% 성장했으나, 지난 11월 25일에는 2만5200원까지 하락해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JYP엔터도 같은 기간 5720원에서 5100원으로, SM은 3만6450원에서 2만5400원으로 각각 10.52%, 30.31%하락했다. 초록뱀(-48.36%), 에프엔씨엔터(-39.19%), CJ E&M(-24.31%), CJ CGV(-32.71%)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류금지령으로 실적악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발을 뺀 때문이다. 다만 공식지침이 확인 된 것이 아닌 만큼, 불확실성 차원에서 매도세가 몰렸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평가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음원 유료화로 해외 음원 수익이 크게 늘었다”며 “코스닥시장에서 기관 매수 규모도 늘고 있어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한 엔터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