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카페에서 얼음을 쏟은 한 초등학생이 되돌아와 사과 쪽지와 함께 1000원짜리 지폐를 남기고 갔다.['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무인카페에 얼음을 쏟고 떠난 초등학생이 그냥 갔나 했더니 다시 돌아와 사과 쪽지와 함께 1000원짜리 지폐 한장을 남기고 갔다는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무인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A씨는 지난 9일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초등학생의 선한 영향력에 감동받는 하루’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전날 CCTV를 통해 가게를 살피던 중 바닥에 얼음이 쏟아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CCTV를 돌려본 A씨는 초등학생 손님이 기기 작동 미숙으로 얼음을 쏟은 것을 확인했다.

A씨는 “CCTV를 돌려보니, 초등학생 손님이 기기작동 미숙으로 컵을 꺼내지 않고 그냥 레버를 눌러 얼음으로 난장판이 됐더라"고 설명했다.

당황해하던 초등학생은 뒤늦게 컵을 꺼내 음료를 받았고, 바닥에 떨어진 얼음을 치우려고 고민하는 듯하더니 결국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A씨는 “초등학생이 황급히 자리를 뜨더라. 맥 빠지는 순간이었다”며 “그래도 그 학생은 음료값을 지불했고 나는 청소를 노동 값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날 저녁 직접 매장을 찾은 A씨는 선반 위에서 꼬깃꼬깃 접어 쓴 쪽지 하나를 발견했다. 다시 CCTV를 돌려본 A씨는 얼음을 쏟은 초등학생이 약 1시간쯤 지난 뒤 매장을 다시 찾아 쪽지를 두고 간 것을 확인했다.

이 학생은 CCTV 카메라를 향해 인사를 하는 듯 허리를 숙이는가 하면 쪽지를 봐달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A씨에 따르면, 쪽지에는 “사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무인카페를 처음 와서 모르고 얼음을 쏟았습니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고 치우겠습니다. 작은 돈이지만 도움 되길 바랍니다. 장사 오래오래 하시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라고 적혀있었다.

이 학생은 쪽지와 함께 1000원 짜리 지폐 한장도 함께 넣었다.

A씨는 “초등학생에게 감동을 받아보긴 처음”이라며 “3년 간 영업하면서 지쳐왔던 제 마음을 싹 보상 받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00원은 지갑 속에 고이고이 넣어둘 것”이라며 “학생의 마음은 잘 받았고, 이제 제가 받은 걸 돌려줘야겠다. 구매 이력이 남아서 학생에게 연락할 방법이 있다. 제가 언제까지 영업하게 될 진 모르겠지만 이 학생에게는 영업을 접는 날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사연에 네티즌들은 "어린 친구가 참 멋지다", "부모가 교육을 참 잘 시킨 것 같다", "감동적인 사연이 눈물이 글썽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