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4일 오전 대구 군위군 부계초등학교에서 입학식을 마친 1학년 신입생이 교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4분기 기준 0.65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불어닥친 코로나19 사태는 가뜩이나 저출산이 사회문제가 된 한국사회를 직격했다. ‘코로나 시대’에 유년기를 보낸 아동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헤럴드경제는 서울에서 가장 입학생 수가 적은 초등학교와 가장 입학생 수가 많은 초등학교를 각각 찾아 입학식 분위기를 비교했다. 입학생 수가 적은 초등학교는 폐교 위기에 몰린 반면, 교육열로 학생이 몰려들어 발 디딜 틈이 없는 초등학교도 있었다.
“폐교될 수도 있다는 것쯤은 각오하고 왔어요. 학생이 적으니 오히려 집중돌봄을 해주지 않을까 싶어서요. 맞벌이 부부라 어쩔 수 없었어요.”
4일 오전 찾은 서울 강서구 소재 개화초. 이날 자녀와 함께 입학식에 방문한 오은하(43)씨는 이 같이 말했다. 입학식 시간이 가까워졌지만 학교는 한산했다. 올해 개화초 입학생은 10명. 개화초에선 최근 16명의 학생이 졸업했고, 이 때문에 학교 정원은 89명으로 줄어들었다.
▶입학생 10명 개화초…“노인만 사는 동네”=개교 70여년이 지난 개화초 정원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336명에 달했다. 그러나 2017년에는 167명, 올해는 80명대 밑으로 급감했다. 가장 들뜬 분위기여야 할 3월의 학교에 드리운 저출생 여파다. 개화초 인근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어떤 학교는 문을 닫고, 다른 학교랑 합친다더라는 소문이나 폐교할 학교는 동창회가 결사 반대할 거라는 이야기는 매년 나온다”고 동네 분위기를 전했다.
저출생과 동시에 수도권으로 전국 인구가 모이고 있지만, 서울마저도 지역별 인구 쏠림이 심화하고 있다. 젊은 부부가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번화가로 모이면서다. 2년째 개화초에서 보안관으로 일하고 있는 김모 씨는 “개화초 주변엔 빌라 등 단독 주택이 많다. 젊은 부부가 아파트가 많은 곳으로 이주해서 떠나고, 여기는 노인밖에 살지 않는다. 시설도 좋고 규모가 꽤 큰 학교인데, 아이가 오지 않아 안타깝다”며 텅 빈 운동장을 바라봤다.
개화초로부터 불과 800여m 떨어진 방화초 입학식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올해 이곳 입학생은 70여명, 정원은 500여명이다. 이날 방화초 정문 앞에선 오가는 학부모를 상대로 인근 태권도장 등 학원에서도 홍보가 한창이었다.
![]() |
| 입학식이 열린 서울 강동구 고일초. 입학생과 학부모로 운동장에 1000여명이 모였다. 김용재 기자 |
▶학군이 가른 운명…입학식에 1000명 모인 고일초=역설적으로 학생이 너무 많아 걱정인 학교도 있다. 서울 강동구 소재 고일초 입학생은 올해 300명으로, 서울에서 손꼽히게 많은 수준이다.
이날 열린 고일초 입학식엔 학생 300여명과 학부모, 할머니·할아버지들까지 합쳐 1000명에 가까운 인원이 운동장을 가득 채웠다. 입학식 30분 전부터 운동장에선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이 줄을 섰다. 고일초 관계자는 “원래 체육관에서 입학식을 할 예정이었지만, 인원을 다 수용하기 어려워 부득이하게 운동장에서 진행하게 됐다”고 했다.
고일초에 학생이 많이 모이는 가장 큰 이유는 ‘학군’이다. 강동구 내에선 고일초가 ‘강남 8학군’에 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게 학부모의 전언이다. 고일초 역시 인근에 초등학교가 적지 않지만 학부모의 경제적 여력을 두고 입학생 수가 갈린다. 한 고일초 관계자는 “소위 주변이 부자 동네고, 다른 곳들은 빌라촌이고 집값도 낮아 학부모가 여기를 선호한다”며 “오죽하면 다른 다른 동네에서 여기로 유학을 올 정도”라고 했다.
소규모 학교에선 폐교를 우려하지만, 고일초에선 반대로 ‘과밀’ 학급을 걱정한다. 학부모 이모(37)씨는 “아파트 단지 내부에 있는 학교를 보내면 안심이 돼 여기로 보냈다”면서도 “맞벌이라 이번에 늘봄교실 신청을 했는데 학교에서 대책도 내놓지 않아서 답답하다. 강제로 학원을 보내게 생겼다”고 털어놨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6157곳 초등학교 가운데 신입생이 한명도 없어 입학식을 치르지 못한 학교는 157개에 이른다. 이는 3년 전 대비 40%가량 늘어난 수치다. 전국 기준 신입생이 한명도 없는 초등학교는 2021년 112곳, 2022년 126곳에서 2023년 149곳 등이다. 입학생 정원이 1명인 나홀로 입학식을 연 학교도 있다. 대구시 부계초와 강원도 태백초가 한명의 학생만 입학했다. 박혜원·김용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