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젤렌스키 “128대 달라, 러시아는 300대”…뭘 말하나 했더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로널드 레이건 재단에서 연설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부터 사흘간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찾았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가 전투기 128대를 보유하기 전까지는 그들(러시아)과 하늘에서 맞설 수 없을 것"이라며 전투기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dpa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로널드 레이건 재단에서 연설하며 "(전투기)50대가 있더라도 아무것도 아니다. 그들은 300대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머니는 방과 후 나를 기다리곤 했는데, 나는 항상 늦게 갈 핑계를 궁리했다"며 "똑같지만 상황이 훨씬 심각할 뿐"이라고 했다.

서방의 무기지원이 너무 느리다고 비판한 셈이다.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기증한 미국산 F-16 전투기는 이르면 올여름 출격을 목표로 우크라이나에 전달되고 있다.

이날 미국, 덴마크, 네덜란드 정상은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계기 공동성명에서 덴마크, 네덜란드가 보유한 F-16 이전이 시작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 계기 대담에서 이 소식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가 지원받을 전투기들이 "올 여름 우크라이나 하늘을 날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기증 의사를 밝혔지만 구체적 물량을 공개하지 않았던 노르웨이의 요나스 가르 스퇴르 총리는 총 6대를 지원할 예정이며, 올해 안에 인도를 시작할 것이라고 이날 언급했다.

이들 유럽 네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인도하겠다고 밝힌 F-16 물량은 60대 이상인 상황이라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인근 뷔르겐슈톡 리조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 회의에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기자회견에 앞서 손가락으로 'V'를 그려 보이고 있다. [연합]

이런 상황에서 전투기 추가 지원을 요청한 우크라이나는 F-16 운용을 위한 '더딘 훈련'에도 불만을 표출해왔다.

우크라이나에 F-16 운용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 중인 미국은 훈련 시설 규모가 제한돼 규모를 더 넓히기가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그간 우크라이나는 소련제 미그-29기, 수호이기 등 구형 전투기에 상당 부분 의존해왔다. 우크라이나가 받을 F-16 전투기는 더 뛰어난 표적 기능을 비롯해 최신 기술을 갖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F-16 전투기의 가격은 대당 4300만 달러(약 593억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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