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장, 계엄 당시 일부 언론사 단전·단수 협조 지시”

윤건영 민주당 의원, 국조특위서 주장
소방청장 “당시 상황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즉답 피해


허석곤 소방청장이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비상계엄 당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와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일부 언론사의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소방지휘부가 서울소방본부에 이 같은 지시 내용에 적극 협조하도록 요청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허석곤 소방청장은 계엄 당시인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1시 50분께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전화해 ‘경찰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 협조 요청받은 사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서울에 상황이 많을 수 있으니 상황을 잘 챙기고 (상황이) 생기면 적극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료를 윤 의원실에 제출했다. 이에 허 청장은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자료를) 제출했으면 저런 기억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윤 의원이 “본인이 전화한 건데 말을 그렇게 하느냐. 우리(소방청)에게 하라고 한 것은 아니지만 경찰 요청이 오면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난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거 아니냐”고 하자, 허 청장은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실정이었다”고 답했다.

아울러 윤 의원은 허 청장에게 “이 전 장관으로부터 ‘경찰에서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MBC, JTBC 등 언론사 4곳과 뉴스공장의 단전·단수 요청이 오면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았음에도 소방과 관련해 아무 특이사항이 없었다는 허위 자료를 국회에 냈다”고 지적했다.

이에 허 청장이 “재난에 매일매일 대응하는 부서가 소방이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재난에 준하게 판단했다”라고 해명하자 윤 의원은 “언론사 불(전력) 끄고 물 끊는 게 재난 상황이냐. 국민을 배신하고 내란에 동조하는데 소방 제복을 입을 자격이 있느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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