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피오르드’…박찬욱 “놀라운 예술적 성취” [79th 칸영화제]

칸 최고상에 크리스티안 문주 ‘피오르드’
“큰 변화 요구 전에 작은 변화부터 시작”
심사위원대상은 ‘미노타우로스’ 수상

79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크리스티안 문지우 감독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루마니아 감독인 크리스티안 문주의 영화 ‘피오르드’가 제7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안았다.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두 번째 황금종려상이다. 이번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수상 명단에 들지 못했다.

‘피오르드’는 23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진행된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피오르드’는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루마니아계 노르웨이인 부부가 외딴 마을로 이주하며 자식의 양육 방식이나 종교적인 문제로 이웃들과 충돌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 영화제에서 공개된 이후 꾸준히 수상 후보로 거론된 작품이다.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은 이 작품이 “서로 다른 관점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면서도 놀라운 예술적 성취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작품을 연출한 문주 감독은 이번 수상으로 생애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게 됐다. 앞서 그는 지난 2007년 영화 ‘4개월, 3주…그리고 2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배우 틸다 스윈튼으로부터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전달 받고 있는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 [AF]

시상대에 오른 문주 감독은 “큰 변화를 이뤄내자고 요구하기 전에 우리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영화가 관용과 포용, 공감에 대한 호소임을 강조하며 “누군가가 당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하고 해서 그 사람이 틀렸거나, 혹은 당신이 반드시 옳다는 뜻은 아니다”면서 ‘가끔은 자신의 신념을 다시 점검해야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심사위원대상은 러시아의 거장으로 불리는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미노타우로스’에 돌아갔다.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는 앞서 ‘리바이어던’(2014)과 ‘러브리스’(2017)로 칸 심사위원상과 각본상을 각각 받은 받은 바 있다.

‘미노타우로스’는 정치적 망명으로 긴 시간 연출과 거리를 뒀던 감독의 복귀작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인력을 차출해 보내야 하는 CEO로서의 고민과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된 남편으로서의 고뇌 등을 그리며 현재의 러시아 사회를 우화적으로 묘사했다.

평론가들 사이에서 “가장 칸 다운 수상 후보”로 평가받기도 한 작품이다.

영화 ‘라 볼라 네그라’로 감독상 공동 수상자로 호명된 하비에르 암브로시, 하비에르 칼보감독 [로이터]

감독상은 ‘파더랜드’의 파베우 파블리코프스키과 ‘라 볼라 네그라’의 두 감독 하비에르 암브로시, 하비에르 칼보가 함께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1940년대 독일을 배경으로 한 ‘파더랜드’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토마스 만을 다룬 드라마다. 폐막식 당일까지도 평론가들이 예측한 가장 강력한 황금종려상 후보작 중 하나였다. ‘라 볼라 네그라’는 스페인의 시인이자 극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미완성 희곡을 토대로 만든 영화다. 프리미어 상영 당시 20분에 달하는 긴 기립박수를 이끌어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심사위원상은 한 여성 고고학자가 불가리아 국경으로발굴 작업을 떠나는 독일 발레스카 그리세바흐의 ‘더 드림드 어드벤처’돌아갔다.

배우상에서는 공동 수상이 이어졌다.

일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 ‘올 오브 어 서든’을 통해 여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한 두 배우 비르지니 에피라와 오카모토 다오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

남우주연상은 루카스 돈트 감독의 ‘카워드’에서 주연을 맡은 두 배우 에마뉘엘 마키아와 발렌틴 캉파뉴에게 돌아갔다. ‘카워드’는 제1차 세계대전이 길어지는 가운데, 전선에서 만난 병사들이 연극 공연을 꾸리는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 ‘올 오브 어 서든’에 출연한 두 배우 비르지니 에피라와 오카모토 다오는 여우주연상을 동반 수상했다.

미국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배우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이번 79회 칸영화제에서 공로상 격인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스트라이샌드는 이날 무릎 부상으로 폐막식 현장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영상을 통해 “오늘 여기에 모인 모두가 저와 같은 영화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영화는 우리를 하나로 묶고, 마음을 열게 하는 마법같은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