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 없는 제국주의 시대(김성해 지음, 개마고원)=‘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귀환으로 국제사회가 들썩이는 가운데, 저자는 미국이 탈(脫) 제국의 흐름에 있다기보다 초(超) 제국의 전략적 후퇴에 가까운 상태라고 진단한다. 현재는 제국 없는 제국주의 시대며 가장 큰 희생자는 과거 식민지 국가들이란 지적이다. 식민 모국과 신생 독립국 사이의 부당한 종속 관계는 21세기인 지금도 본질적으로 변한 게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국제사회가 탈 제국이란 시대정신의 조류를 타고 나아가는데 한국은 ‘제국맹’에 빠져 앵글로색슨 제국의 호위무사가 되는 길로 잘못 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국제사회를 미(美)·중(中) 간 갈등을 뼈대로 하는 ‘신냉전’의 관점에서 보느냐, 아니면 초 제국 진영과 이를 깨려는 진영 간의 대립이라는 ‘탈 제국’의 보느냐에 따라 한국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음을 근거와 함께 제시한다.

▶교육의 뇌과학(바버라 오클리·베스 로고스키·테런스 세즈노스키 지음·이선주 옮김, 현대지성)=열심히 공부하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 공부는 별로 안 하는데도 늘 상위권을 유지하는 학생. 이러한 학습 능력의 차이는 ‘타고난 머리’가 아닌 ‘뇌 사용법’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효과적인 학습의 관건은 새로운 정보를 얼마나 잘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느냐에 있다. 세계적 석학 3인은 이를 위한 최적의 방법으로 ‘인출 연습’을 제시한다. 이 책은 뇌가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뇌가 지식을 가장 잘 받아들이는 경로를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학습의 가장 큰 장애물인 미루는 습관을 고치는 방법과 학습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학생을 위한 효율적인 필기법, 장기 기억을 확장해 학습 속도를 높이는 방법 등 실용적인 학습 전략도 소개한다. 세계 최고 온라인 공개수업 사이트 코세라에서 500만 조회 수를 기록한 교육법 강의를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다.

▶글로벌 스트리밍 전쟁(문성길 지음, 부키)=넷플릭스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이 지난 100년간 군림하던 할리우드 진영을 어떻게 대체하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글로벌 스트리밍과 로컬 콘텐츠는 어떻게 얽히고 설켜 경쟁하고 공존하는지 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는 미디어 책이다. 특히 골든 타임에 진입한 K-콘텐츠는 책을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다. ‘오징어 게임’, ‘기생충’, ‘흑백 요리사’ 등 한국의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지만 K-콘텐츠는 영어 콘텐츠를 포함한 넷플릭스 전체 시청량의 3%에 불과하다. ‘스타워즈’ 같은 대작을 만들 수 있는 한국의 제작 생태계를 갖추기 위해 저자는 창작자, 투자 재원, 혁신적 제작 인프라 등 각 부문에 대한 고도화를 주문한다. ‘전 지구적인 단일 채널’이 얼마든지 가능함을 드러내는 이 거대한 콘텐츠 시장에서 K-콘텐츠의 확장을 발목잡는 현실적 과제를 두루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