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시아에선 트럼프2.0 시대 ‘상대적 승자’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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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트럼프의 대통령직을 반기는 이는 언론과 러시아 정도뿐일 것이다. 트럼프가 다양한 분야에서 내린 잇따른 결정들이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아시아에도 직접적 혹은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2.0의 핵심 기조는 1기 행정부에서도 드러났지만, 이번에는 더욱 강경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의 정책 방향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에 기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이후 기회가 생길 때마다 전통적 동맹과 다자주의를 희생하면서까지 미국의 경제·안보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왔다. 이는 한국을 비롯한 미국 동맹국들에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전면적인 25% 관세 인상의 첫 대상이 됐으며, 트럼프가 이를 돌연 보류했지만 언제든 재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유럽연합도 관세 위협을 받았으며, 특히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푸틴을 갑작스럽게 강력히 지지하면서 외교적 굴욕을 당하는 상황에 놓였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받았지만, 트럼프의 대중(對中) 태도는 1기 행정부 때보다 훨씬 유화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반면, 최근 일본의 이시바 총리, 인도의 모디 총리와 진행한 양자 회담은 기대에 못 미쳤다. 트럼프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두 핵심 동맹국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의 이유는 불분명하다. 아베 전 총리의 강한 리더십과 달리 이시바 총리가 상대적으로 유연한 스타일을 보이고 있으며, 모디 총리 역시 연립정부 체제에서 정책을 조율해야 하는 현실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전략적 이유가 있을 가능성도 있으며, 이는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시 중국을 살펴보면, 트럼프의 유화적인 태도는 선거운동 당시의 강경한 발언과 확연히 다르다. 문제는 그 이유가 무엇이며, 이것이 아시아 전체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이다. 트럼프의 두 번째 행정부는 이전보다 미국을 보호하고 재건하는 데 훨씬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트럼프는 동맹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에 대해 관세를 부과해 재정을 확보하거나 미국에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려 하고 있다. 또한, 미국 제조업을 다시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쟁력 확보가 아니라, 미국의 고립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기조는 파나마 운하에서 캐나다, 그린란드에 이르기까지 북미 지역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트럼프의 정책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반구(半球) 고립주의는 특히 일본과 한국,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만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 문제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중국 침공 시 미국이 군사적 지원을 제공할지 여부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세계관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당시 트럼프는 중국을 미국의 최대 위협으로 규정했으며, 일본과 인도를 인도·태평양 동맹의 핵심 축으로 삼아 대중(對中) 견제 전략을 펼쳤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은 트럼프 1.0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수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2기 행정부에서는 이러한 기조가 뚜렷하게 유지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미·중 무역 합의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 구체적인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 전략적 차원에서 볼 때, 트럼프가 푸틴과 ‘파우스트적 거래(개인의 가치나 도덕적으로 중요한 것을 지식·권력·재물 등 세속적이거나 물질적인 이익과 교환하는 것을 뜻함)’를 한 움직임은 중국과 러시아 간의 긴밀한 관계가 미국의 글로벌 패권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아시아 경제의 파급 효과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먼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연방준비제도는 우려를 표명하며 대응에 나섰고, 시장이 2025년 초로 예상했던 금리 인하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당초 예상과 달리 금리 인하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아시아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인도를 비롯한 여러 아시아 국가들의 경기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 조정이 필요하고 이뤄지고 있지만 각국 통화 가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또한 이러한 영향을 받고 있지만, 강력한 자본 통제 정책을 통해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고 자본 유출을 억제할 수 있다.

반면,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이와 같은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정책이 한국과 일본에 중국보다 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또 하나의 요인은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산업 정책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추진이다. 지난 2~3년간 IRA는 미국 내 신재생에너지 및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에 대규모 보조금을 제공해 왔으며, 이는 한국과 유럽 기업들도 그 혜택을 받았지만 중국은 제외됐다. 그러나 트럼프가 이 정책을 철회할 경우, 이는 결과적으로 중국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수출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대북 정책도 한국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첫 번째 임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등 직접적인 외교를 추진했지만, 결국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 방식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며, 특히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면서 정세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트럼프는 동맹국들의 국방비 증액을 핵심 정책 과제로 내세우며, 특히 NATO 회원국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역시 이를 미국의 군사 지원과 관련된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는 동맹국, 특히 NATO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국방비 증액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한국 역시 이를 경고로 받아들이기보다, 향후 미국의 군사 지원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반적으로 트럼프 2.0은 국제 질서 속 승자와 패자의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예상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 1.0 시기의 정책뿐만 아니라 선거 기간 동안 트럼프가 내세웠던 강경한 대중 기조와도 차이를 보인다. 반면, 일본과 인도는 더 이상 트럼프의 핵심 우방으로 간주되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 역시 바이든 행정부에서 얻었던 혜택을 상당 부분 잃을 가능성이 크며, 특히 트럼프와 시진핑 간의 무역 합의가 성사될 경우, 대외 경쟁력 약화로 인해 더욱 불리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결국, 현재까지 트럼프 2.0 에서 가장 큰 상대적 수혜국은 중국이며,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향후 전개될 상황을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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