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여만에 담화…“비핵화, 가장 적대적 행위”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 ‘비핵화’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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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8일 발표한 담화를 통해 최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한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AFP]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한미일 외교장관이 최근 북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한 데 대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는 확고부당하다며 일축했다.
김 부부장은 8일 ‘미일한의 시대착오적인 ‘비핵화’ 집념은 우리 국가의 지위에 그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다’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실제적이고 매우 강한 핵 억제력의 존재와 더불어 성립되고 전체 조선인민의 총의에 따라 국가의 최고법, 기본법에 영구히 고착된 핵보유국 지위는 외부로부터의 적대적 위협과 현재와 미래의 세계안보 역학구도의 변천을 정확히 반영한 필연적 선택의 결과”라며 “그 누가 부정한다고 하여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의 선택을 절대로 바꾸지 않는다”며 “그 어떤 물리적 힘과 교묘한 잔꾀로도 되돌려 세울 수 없는 우리의 확고부동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의 면전에서 핵포기를 공공연히 떠드는 것은 물론 이미 사문화된 ‘비핵화’ 개념을 부활시켜보려고 시도하는 것 그 자체도 곧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을 부정하고 헌법포기, 제도포기를 강요하는 가장 적대적인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한미일은 지난 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의 계기에 외교장관회의를 갖고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이에 대해 “‘비핵화’가 실현불가능한 망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결코 모르지 않으면서도 전전긍긍하며 ‘비핵화’ 구호를 합창하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에 있는 미일한의 불안초조한 심리가 또다시 여과 없이 노출됐다”고 비아냥댔다.
또 “실패한 과거의 꿈속에서 헤매며 ‘완전한 비핵화’를 입에 달고다니는 것은 자기들의 정치적 판별수준이 어느 정도로 구시대적이고 몰상식한가를 스스로 세상에 드러내보이는 것”이라면서 “진짜 그것을 믿고 ‘비핵화’를 열창하는 것이라면 뭐가 모자라다는 말밖에 듣지 못할 것”이라고 조롱했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지난달 초 미 항공모함 칼빈슨함의 부산 입항을 비난하고 위협한 이후 한 달여만이다.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우려와 대북제재 유지 강화, 북한 인권 문제 등을 거론했음에도 불구하고 김 부부장이 비핵화 관련 내용만 콕 집어 반응을 보였다는 점도 주목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부부장의 등장은 단순히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기존 입장을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대미 관계, 나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서 정치적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이전 정부와 전혀 다르지 않다는 평가와 이에 따른 대미 불신 수준이 한층 더 상승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핵보유국 지위의 영구 고착 근거로 실체적인 강한 핵억제력 보유와 법적 고착, 상황적 외부의 적대적 위협, 국제질서 측면에서 세계 안보 역학구도 변화 등 매우 세부적으로 언급했다”며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비핵화 불가와 핵무기 고도화 당위성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홍 위원은 이어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는 한 대화 진입이 불가하니 비핵화 원칙과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현상변경 시도를 포기할 것과 핵군비통제 등 안보 우려 해소 차원의 접근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메시지”라며 “일련의 북미 접촉 전 비핵화 불가와 핵보유국 인정이라는 문턱을 확실하게 상기시키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김 부부장은 다만 이번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 행정부를 겨냥한 직접적이고 원색적인 비난은 하지 않았다. 향후 북미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나름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