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깃밥 2000원, 손님이 이해할까요”…高高한 쌀값에 상인들 ‘한숨’

‘심리 마지노선’ 쌀 20kg당 6만원 또 깨져
자영업자는 ‘발등의 불’…중고장터 보기도
햅쌀 수확에도 가격 고공행진은 계속될 듯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한 백반집 전경. 신현주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공깃밥을 1500원으로 올렸는데 주문량이 떨어져서 고민이네요”.

지난 7일 서울 동작구의 한 한식당. 외식을 나온 손님들로 매장 안은 북적거렸지만, 일부 손님은 ‘1500원짜리 공깃밥’을 화제로 삼았다. 주메뉴인 제육볶음은 9000원이었다. ‘국밥 1만원’ 시대에 비싸지 않은 가격이지만, 여기에 공깃밥을 추가하면 1만원이 조금 넘었다.

해당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최근 공깃밥 가격을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렸다. 예전보다 오른 쌀 가격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그는 “2명이 와서 공깃밥을 1개만 주문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며 “공깃밥을 식사 메뉴에 포함하고, 전체 메뉴의 가격을 1000~1500원 올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본격적인 햅쌀 수확을 앞두고 치솟는 쌀값으로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잇달아 나오는 쌀값 지원책에도 현장의 목소리는 무덤덤하다. 오히려 ‘반짝 효과’에 불과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쌀 20kg 평균 소매 가격은 지난 5일 기준 6만538원이었다. 앞서 쌀값은 7월 31일 6만573원을 기록했다가 정부의 ‘쌀 20kg당 3000원 지원금’ 정책 발표 후 5만원대 후반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정책 발표 한 달 만에 다시 올라 6만원대를 돌파했다. 국내 쌀 소매 가격은 20kg당 6만원이 소비자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모 씨는 “최근 찹쌀이 섞인 제품을 20kg에 6만3000원 주고 어렵게 구했다”며 “한식집을 운영하기 때문에 쌀을 포기할 수 없어 당근마켓에 올라오는 직거래 글도 수시로 확인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불안이 커지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11일부터 지원금 규모를 ‘20kg당 5000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쌀 가격은 일시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판매가 6만2900원이었던 이마트 대표상품 ‘이맛쌀(20kg)’은 정부 지원에 따라 5만9900원에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6만1655원)와 홈플러스(6만900원) 등도 지원금을 반영해 6만원대 초반에 가격표를 붙였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정부의 가격 지원에 발맞춰 카드사 할인 혜택 등을 확대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5만원 중반대까지 낮아진 ‘대폭 할인’은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수확을 앞둔 햅쌀 가격이 묵은쌀보다 높아 ‘쌀값 강세’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쌀값 상승의 최대 원인은 산지 재고가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지난해 수확기에 생산된 양이 정부의 예측에 크게 못 미쳐 생산량이 줄었다”고 전했다.

쌀 소매가격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20㎏당 평균 6만원을 다시 넘어섰다. 서울 한 대형마트 쌀 판매 매장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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