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4 세계 첫 양산

엔비디아 등에 공급 준비 마쳐
대역폭 2배·전력효율 40% 향상
“시장 신속 진입…경쟁우위 실현”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 구축을 공식 발표한 HBM4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고 12일 밝혔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업계 ‘큰손’인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 요구에 맞춰 HBM4를 적기에 대량 공급할 준비를 마치며 AI 메모리 시장에서 우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세계 메모리 반도체 3강이 HBM 시장에서 엔비디아 납품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올 3월 가장 먼저 HBM4 12단 샘플을 엔비디아 등 고객사에 전달했다는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지난해 5세대 제품인 HBM3E 8단·12단 제품을 가장 먼저 엔비디아에 납품했던 SK하이닉스가 HBM4 경쟁에서도 앞서 나가면서 당분간 HBM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린 HBM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옆에 붙어 연산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 AI 서버처럼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플랫폼인 ‘루빈’에 HBM4 12단 제품 8개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트렌드가 내년 하반기부터 지금의 ‘블랙웰’에서 루빈으로 옮겨가면서 주력 HBM도 HBM3E에서 HBM4로 세대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HBM4 개발을 이끈 조주환 SK하이닉스 부사장(HBM개발 담당)은 “HBM4 개발 완료는 업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에너지 효율·신뢰성을 모두 충족하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해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신속한 시장 진입(타임 투 마켓)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HBM4의 데이터 전송 통로(I/O)는 이전 세대보다 2배 늘어난 2048개다. 대역폭(1초당 처리할 수 있는 총 데이터 용량)을 2배 확대하고 전력 효율은 40% 이상 끌어올리며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실현했다.

SK하이닉스는 자사 HBM4를 고객 시스템에 도입하면 AI 서비스 성능을 최대 69%까지 향상시킬 수 있어 데이터 병목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도 크게 줄여줄 것으로 전망했다.

또 10Gbps(초당 10기가비트) 이상의 동작속도를 구현해 JEDEC(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의 HBM4 표준 동작속도인 8Gbps를 크게 뛰어 넘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HBM4에 고유 기술인 어드밴스드 MR-MUF 공정과 10나노급 5세대(1b) D램 기술을 적용해 양산 리스크를 최소화했다고 강조했다.

얇은 칩을 높이 쌓을 때 휨 현상이 발생하는데 MR-MUF는 칩과 칩 사이에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해 굳히는 공정이다. 칩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방식 대비 효율적이고 열 방출에도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사장(최고마케팅책임자·CMO)은 “HBM4는 AI 인프라의 한계를 뛰어넘는 상징적인 전환점으로, AI 시대 기술 난제를 해결할 핵심 제품”이라며 “당사는 AI 시대가 요구하는 최고 품질과 다양한 성능의 메모리를 적시에 공급해 풀 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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