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나홍진·전지현 총출동…칸에 돌아온 한국 영화 [79th 칸영화제]

12일 칸영화제 개막…주요 시상 레이스 시작
16일 ‘군체’·17일 ‘호프’ 등 전 세계 최초 공개
전지현· 황정민·정호연 등 배우들 모두 칸으로
경쟁 심사위원장 박찬욱·단편 심사위원 박지민

 

(왼쪽부터) 올해 칸 영화제에 초청된 나홍진 감독의 ‘호프’, 연상호 감독의 ‘군체’, 정주리 감독의 ‘도라’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쏠레어파트너스·에피소드컴퍼니 제공]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79회 칸국제영화제가 12일 저녁 7시(현지시간)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일간의 여정에 돌입한다.

한국 작품 진출작이 전무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총 3편의 한국 영화가 월드 프리미어로 칸에서 공개된다. 한국 대표 톱스타들도 대거 칸 영화제에 참석, 세계인이 주목하는 현장에서 ‘한국 영화’의 존재감을 각인시킬 예정이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제는 ‘깐느 박’ 박찬욱 감독이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아 한국 영화 팬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더한다.

79회 칸영화제를 찾는 한국 영화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와 연상호 감독의 ‘군체’, 그리고 정주리 감독의 ‘도라’ 등이다.

‘호프’는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으로 선정돼, 경쟁작들과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룬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오른 것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이후 4년 만이다.

영화 ‘호프’ 보도스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는 오는 17일 오후 9시 30분에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처음으로 관객과 만난다. 이튿날에는 공식 포토콜과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나홍진 감독을 비롯해 주요 배역을 맡은 황정민과 조인성, 정호연, 그리고 마이클 패스벤터,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등이 참석한다.

‘호프’는 나 감독이 ‘곡성’(2016)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2024년 초 촬영을 마치고 2년여에 걸친 오랜 편집 과정을 거친 작품으로, 제작비는 약 5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는 비무장지대에 있는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최근 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는 첫 공식 스틸을 통해 무언가에 맞서는 호포항 사람들의 긴박한 순간을 공개하기도 했다. 칸 출품 기준 상영시간은 160분(2시간 40분)이다.

칸영화제는 공식 사이트에서 ‘호프’에 대해 “경찰초소 소장 범석과 경찰관 성애(정호연 분)는 노인들만 남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산에서는 괴수를 추적하러 나선 성기(조인성 분)와 주민들이 오히려 사냥당하는 처지에 놓인다”며 “무지에서 시작된 일이 재앙의 씨앗이 되어, 인간들 사이의 갈등을 거쳐 결국 우주적 규모의 비극으로 치닫는다”고 소개했다.

영화 ‘군체’ 보도스틸 [쇼박스 제공]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된 영화 ‘군체’는 16일 0시 30분에 첫선을 보인다. ‘부산행’(2016)과 ‘반도’(2020)를 잇는 연상호 감독의 좀비 영화로, ‘암살’(2015) 이후 전지현의 첫 스크린 복귀작이다. 영화는 정체불명의 집단 감염 사태로 고립된 빌딩 안에서, 감염자의 추격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자들의 치열한 생존기를 그린다.

올해 영화제에는 연 감독을 필두로 전지현과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등 ‘군체’ 주요 배우들이 다 함께 칸을 찾아 레드카펫을 빛낸다.

전지현은 배급사 쇼박스를 통해 “의미 있는 무대에서 연상호 감독님과의 첫 작업을 선보이게 되어 설렌다. 한국 장르 영화의 힘을 보여주겠다”며 소감을 전했고, 구교환은 “현지 관객들에게 어떤 울림으로 닿을지 궁금하다. 소중한 순간을 만끽하고 오겠다”고 밝혔다.

정주리 감독의 세 번째 장편 ‘도라’는 17일 칸 현지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올해 칸영화제 감독주간 초청작으로, 알 수 없는 병을 앓던 도라가 처음으로 사랑을 알게 되며 모든 것이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제에는 정 감독과 주연 김도연, 안도 사쿠라가 함께 참석한다.

앞서 정 감독은 데뷔작인 ‘도희야’(2014)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데 이어 2022년에는 ‘다음 소희’가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돼 칸을 찾은 바 있다. 이번 초청으로 정 감독은 장편 3편 모두를 칸에 올린 최초의 한국 여성 감독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영화 ‘도라’ [쏠레어파트너스·에피소드컴퍼니 제공]

줄리앙 레지 칸영화제 감독주간 집행위원장은 영화 ‘도라’에 대해 “1900년 프로이트의 도라 사례 연구를 매우 자유롭고 동시대적으로 각색한 작품”이라며 “한 여름 동안 가족, 친구들과 휴식을 위해 모인 어린 도라가 이 작은 세계의 모든 열정을 촉발시키는 인물이 된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학생 단편 경쟁 ‘라 시네프’ 부문에선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최원정 감독의 3D 애니메이션 ‘새의 랩소디’가 진출했고, 우박 스튜디오의 확장현실(XR) 작품 ‘부우우-피이이’는 이머시브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CJ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한베 청년꿈키움 단편영화 제작지원사업’ 지원작인 응우옌 티엔 안 감독의 ‘더 드림 이즈 어 스네일’도 단편영화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올해 칸영화제의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은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이 이끈다. 그간 우리나라 영화인들이 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건 여섯 차례 있지만, 심사위원장 위촉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감독은 지난 70회 칸영화제에서 경쟁부문 심사위원을 맡은 바 있다.

지난해 8월 영화 ‘어쩔수가없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박찬욱 감독 [연합]

박 감독은 칸영화제와의 남다른 인연으로 ‘깐느 박’이란 애칭까지 갖고 있다. 지난 2004년 영화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칸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고, 이어 ‘박쥐’(2009), ‘아가씨’(2016) 등이 연달아 칸의 부름을 받았다. 2022년 75회 칸영화제에서는 ‘헤어질 결심’이 경쟁 부문 감독상을 수상했다.

박 감독은 오는 23일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리는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올해의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발표한다. 지난해 78회 칸영화제 최고상의 영광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그저 사고였을 뿐’에게 돌아갔다.

한편 칸영화제 단편영화 및 라 시네프 부문에서는 심사위원 명단에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배우 박지민이 이름을 올렸다. 박지민은 지난해 칸 경쟁부문 여우주연상과 퀴어종려상을 수상한 ‘파티마가 사랑한 계절’에서 주인공의 삶을 뒤 흔드는 ‘지나’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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