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심사위원장 박찬욱 “훗날 역사가 판단이 옳았음 확인해주길”

박찬욱 감독. [로이터]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박찬욱 감독이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서 “50년이나 100년 동안 남을 작품들에 상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 감독은 칸 영화제 개막 전인 11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작품이 “국적, 장르, 정치적 이념” 같은 외부 요인을 배제하고 “오로지 작품 자체의 가치”만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영화가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배제돼서는 안 되며, 그 이유만으로 우대받아서도 안 된다”고 했다.

최근 영화계는 지정학적 긴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는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 빔 벤더스 감독이 개막식부터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라고 권고해 가자지구 전쟁에 무관심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박 감독은 이 문제에 “어느 정도 감정 이입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자신의 국적이 심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 감독은 심사위원장 자리를 “영화사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우리 시대에 어떤 영화가 중요한지 세상에 알리는 데 기여하는 셈으로, 이상적으로는 훗날 역사가 이런 판단이 옳았음을 확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칸 영화제가 끝난 뒤 오는 7월 6일부터 프랑스 남부 소도시 아를에서 첫 유럽 개인 사진전을 연다. 보그 프랑스에 따르면 세계적 사진 축제의 일환으로 이우환 재단의 갤러리 ‘이우환 아를’에서 열린다. 전시 주제는 ‘고요한 아침’으로 영화 촬영 현장과 한국의 일상 풍경을 담은 사진들을 선보인다.

박 감독은 사진 작업에 대해 “감독으로서 나는 모든 세부 사항을 최대한 통제하려 노력한다. 그에 비해 사진은 나에게 있어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했다. 사진은 자신에게 “해독제와 같다”며 “나에게 중요한 건 바로 그 특별한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도 이번 경쟁 부문에 진출해 황금종려상 수상 기대를 받고 있다. 2022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이후 4년 만의 한국 영화 칸 도전이다. 수상작은 박 감독을 포함한 9인 심사위원단이 오는 23일 폐막식에서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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