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유세 강화 예고…구윤철 “부동산 세제 합리화”

특정지역 수요쏠림 완화 개입 시사


정부가 15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고가주택 대출 규제 등 고강도 대책을 내놓으면서 보유세 강화도 예고했다. 부동산 세제 개편을 최후 수단으로 남기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던 정부가 대응 수위를 한단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날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는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침’이 포함됐다. 세제 합리화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보유세·거래세 조정이 명시됐다.

부동산 시장 과열이 지속되면 거래 물량을 늘리기 위해 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추는 방안을 살펴보겠다는 뜻이다.

특정 지역 수요 쏠림 완화를 위한 세제 합리화 방안도 언급됐다. 이는 규제 지역 부동산 보유·거래세 중과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부동산 세제 개편에 소극적이던 이재명 정부의 기조에 변화 분위기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고강도 대출 규제, 공급 확대 등 대책을 발표해왔지만 세제 카드는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칫 부동산값은 못 잡고 세제는 누더기가 된 채 역풍만 거셀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는 과거 노무현·문재인 정부 정책의 학습 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최근 한강벨트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시장에 경고음을 줄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취임과 동시에 보유세 강화 필요성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합동브리핑 모두발언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흐름 유도, 응능부담(能力負擔·납세자의 부담능력에 맞는 과세) 원칙, 국민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연구용역과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논의 등을 통해 보유세·거래세 조정, 특정지역 수요쏠림 완화를 위한 세제 합리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부연했다.

다만 “세제 개편의 구체적 방향과 시기, 순서 등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과세형평 등을 감안해 종합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세제의 개편 방침을 공식화하면서도 세부 스케줄에서는 탄력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김병철 기재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정책 목표가 국민 주거 안정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어떤 정책 수단도 사용할 수 있다”면서 “다만 세제는 가급적 최후 수단이고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해 세제를 활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개편 방안과 시기·순서는 시장 영향과 과세 형평 등을 감안해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구 부총리는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 한 ‘세금으로 집값 잡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발언에 관해 “(세제 정책을) 안 쓴다는 게 아니고, 가급적 최후의 수단으로 쓰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에서 구체적인 세제 개편이 빠진 배경에는 내년 지방선거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 한강벨트의 표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 수용성을 감안해 자본시장 등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을 유도할 수 있는 세제를 고민하겠다는 방침이다. 보유세·거래세 조정을 위해 부동산 세제 운영 방향과 관련한 연구 용역도 발주하고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논의도 거칠 계획이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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