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유학생 비자 입국 후 난민 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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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우물 사업에 후원한다면서 9억여원을 모금해 실제로는 테러단체에 지원한 20대 우즈베키스탄인이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유학생 비자를 받아 입국한 뒤 아프리카의 우물 사업을 지원한다며 수억원을 모금해 테러단체에 송금한 우즈베키스탄 국적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7일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는 테러방지법, 테러자금금지법,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A 씨(29)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18년 3월 국내 대학 2곳에 합격하면서 유학생 비자(D-2)를 이용해 한국에 입국했다. A 씨가 우즈베키스탄에서 테러자금 지원 활동을 해온 사실을 포착한 우즈벡 당국은 2022년 8월 A 씨를 자국 형법 위반(테러자금 지원) 혐의로 수배하면서 A씨의 여권은 무효가 됐다.
A 씨는 2023년 3월 비자 연장을 신청하러 갔다가 이 사실을 인지한 뒤 난민신청을 3개월씩 11차례에 걸쳐 연장하는 방식으로 국내에 체류했다.
A씨는 국내 체류 기간 중 인스타그램 등 다수의 SNS 계정에 아프리카 우물 사업 추진 단체를 지원한다며 이슬람 난민 사진을 올렸다. 국내·외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 결제 방식을 통해 모금을 진행했다. 경기도 한 지역에선 축구 동호회를 직접 운영하며 자국 출신 회원들을 상대로 모금 활동에도 나섰다.
아프리카 우물 사업을 추진하는 ‘Y’라는 자선단체에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모인 돈은 가상화폐 9억5200만여 원에 달했다. A씨는 이 가운데 약 2700여만원을 테러단체 ‘KTJ’(카티바알 타우히드왈 지하드여단)와 하마스 등에 불법 송금한 혐의를 받는다.
옛 알카에다 시리아지부 ‘자바트 알누스라’의 전투부대인 KTJ는 2014년 시리아 정권 타도와 이슬람 신정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결성됐다. 유엔(UN)과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은 이들을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이슬람주의 정당이자 준군사조직으로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등에서 테러단체로 지정한 급진전 이슬람 원리주의 성격의 단체다.
A 씨가 모은 불법 자금은 가상자산 USDT(테더) 62만6819개다. 이는 검거일인 16일 기준 단가 1520원을 적용하면 한화 약 9억5276만 원으로, 국내에서 밝혀진 테러자금 모집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모금액은 KTJ와 하마스의 가상지갑으로 흘러 들어갔다.
A 씨는 SNS에 “알라신이 원하신다면 이슬람에 반대되는 모든 것과 싸우는 것이다. 알라신을 위해 우리 같이 지하드(성전)를 하자”는 선동 구호를 게시하며 이슬람 극단주의를 전파한 혐의도 받는다.
2023년 2월 국가정보원의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같은 해 3월부터 우즈벡 수사당국 및 대사관과 공조하며 수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과의 공조를 통해 A 씨 소재지를 특정한 뒤 16일 안성시 모처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A 씨가 추가 모금한 가상자산이나 현금이 있는 지 파악하고 공범 여부에 대해 수사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또 경주 APEC 회의와 관련된 자금 지원 등 잠재적 위해 가능성이 없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