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노동자 3년 반 새 1424명 사망…1위 ‘운전·배달’

운전·배달·청소·제조 직종 집중…사고사망 220명, 과로사 452명
야간노동 규율 신설 추진에도 입법 공백 지속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야간노동 규율 신설’을 추진 중인 가운데, 밤 10시부터 새벽 6시 사이에 사망해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노동자가 최근 3년 반 동안 1400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 시간대 산재 사망자’를 사고·질병 유형별, 직종별로 전수 분석한 자료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야간(22시~06시) 시간대에 사망해 유족급여를 신청한 노동자는 총 1424명으로 집계됐다.

[이용우 의원실 제공]


이 가운데 사고사망자는 289명, 질병사망자는 970명, 출퇴근재해 사망자는 165명이었다. 이 중 사고사망 승인율은 76.1%(289명 중 220명)로 전체 평균(96.1%)보다 20%포인트 낮았으며, 질병사망 승인율(46.6%)도 전체 평균(57.1%)에 비해 10.5%포인트 낮았다.

특히 ‘과로사’로 분류되는 뇌심혈관계 질병사망의 승인율은 44.2%(414건 중 183건)로, 전체 시간대 평균(32.6%)보다 오히려 11.6%포인트 높았다. 의원실이 이들 사례를 전수 분석한 결과, 대부분은 근무 중이거나 출퇴근 직전·직후에 갑작스럽게 발생한 급성 사망으로 확인됐다.

야간 사고사망(출퇴근재해 제외) 산재 인정이 가장 많은 직종은 화물차·택시·퀵서비스 기사 등 ‘운전·배달 종사자’(97명)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이어 건설(32명), 제조(29명), 청소·경비(19명) 순이었으며, 상위 4개 직종이 전체 야간 사고사망자의 80.5%를 차지했다.

야간 뇌심혈관계 질병사망에서는 ▷청소·경비(42명) ▷운전·배달(35명) ▷제조(31명) ▷건설(13명) 순으로 많았으며, 이들 네 직종이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야간 사고사망자 3명 중 2명(220명 중 148명), 과로사 사망자 2명 중 1명(183명 중 94명)이 50인 미만 중소사업장에서 발생했다. 반면 300인 이상 대기업 비율은 각각 17%, 22%에 그쳤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새벽배송의 건강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를 구성하고,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을 통해 야간 택배노동자 대상 특수건강진단 연구용역(2025.4.~11.)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택배뿐 아니라 운전·배달, 청소·경비, 건설, 제조 등 전체 야간직종을 포괄한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일하는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안전한 나라’)로 야간노동 규율 신설을 약속하고, 최소 휴식시간·최대 노동시간·연속 근무일수 제한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제도 논의는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

현재 국회에는 일일 근로시간 상한제와 ‘11시간 연속휴식제’를 도입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용우 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돼 있으나 논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용우 의원은 “야간노동자가 어디에서, 어떤 이유로 산재로 죽는지가 통계로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특히 취약 직종과 중소사업장을 중심으로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나아가 최장 노동시간 제한 등 근본적 제도개선이 본격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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