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토요타 창업자 탄생 100주년 기념 개관
초기 도구부터 현대 섬유기계까지 100여 대 전시
초대 크라운 등 시대 대표하는 차량 대거 전시
“제조 역사 ‘학습의 장’으로 사회·경제 발전 이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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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 내 자동차관 내부 모습.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
[헤럴드경제(아이치현)=서재근 기자] “토요타 그룹 발상지에 들어선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은 ‘기술혁신과 산업발전이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 간다’는 창업주의 메시지를 전하고, 제품 제조 역사에 대한 학습의 장으로서 사회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오호라 카즈히코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 관장)
7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니시구에 있는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을 찾았다. 이곳은 토요다 사키치 토요타그룹 창시자의 장남이자 토요타자동차의 창업자인 토요다 키이치로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지난 1994년 개관했다.
제조업의 역사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배움의 장’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 만들고자 했던 창업주의 경영 철학을 잇기 위해 설립된 기념관은 현재 연간 40만명의 관람객이 찾는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실제 평일 오전 시간에도 기념관 앞에는 관람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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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 전경 [토요타 제공] |
기념관 앞에 서면 오래된 빨간 벽돌로 지어진 건물 외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오호라 카즈히코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 관장은 “기념관은 토요타 그룹 창업주 토요타 사키치가 110년 전 세운 토요타방직 공장의 빨간 벽돌 외관을 그대로 보존해 만들었다. 이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창조하고자 했던 창업주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기념관은 크게 섬유기계관과 자동차관으로 구성돼 있다. 관람객들의 동선은 토요타 자동차의 역사의 흐름을 보여주듯, 먼저 섬유기계관을 거쳐 자동차관을 전시할 수 있도록 짜여져 있다. 아울러 두 전시실에는 토요다 사키치와 토요다 키이치로의 업적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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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4년에 제작된 대형 원형직기가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 로비에 전시돼 있다.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
오츠보 다카시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 관리·운영그룹 시니어 어드바이저의 안내에 따라 기념관 로비로 들어서자 건물 2층 높이는 족히 되는 높이의 거대한 원형직기가 관람객들의 시선을 빼았았다.
오츠보 다카시 어드바이저는 “이 방직기는 기념관의 상징물로 꼽히는 전시물로, 토요타 사키치가 101년 전에 만든 마지막 개발품”이라며 “상업용 1호 모델로 개발 당시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품질로 5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 ‘마법의 방직기’라고 불렸다. 이 기계의 작동원리는 100여 년의 세월을 거쳐 고스란히 오늘날 현대식 방직기로 진화했다”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된 원형직기는 1924년에 제작된 것으로 광범위한 시험을 거쳐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는 유일한 기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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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다 사키치가 발명한 G형 1호기.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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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 직원이 목화솜에서 실을 뽑아내는 과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서재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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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 직원이 목화솜에서 실을 뽑아내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
섬유기계관 전시실에서는 실을 뽑고 짜는 초기의 도구부터 기계뿐만 아니라 방직기와 직기 기술의 발전 과정, 현대의 메커트로닉스 장치의 섬유기계까지 약 100대가 전시돼 있다.
관람객들은 목화솜에서 실을 뽐아내는 기초작업부터 기계를 활용해 섬유를 만들어내는 일련의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전시물은 토요다 사키치가 1924년에 발명한 G형-자동직기다. 이 기계는 그 종합적 성능과 경제성에서 세계 제일이라 평가받으며 각국의 섬유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했다. 전시실에서 실제 작동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G형-자동직기 제1호기는 기계 기술면에서 역사적 의의를 인정받아 ‘기계유산’으로 등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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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 직원이 G형-자동직기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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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 직원이 G형-자동직기로 옷감을 짜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
실 틀을 교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기계는 작업 과정에서 실이 끊어지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직접 기계 시연을 맡아준 엔지니어는 “당시 기준으로 작업자 한 명이 여러 대의 기계를 컨트롤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었다”고 설명했다.
섬유기계관에서 토요타 자동차 기술의 씨앗을 봤다면, 자동차 관에서는 그 씨앗이 싹을 티우고, ‘자동차’라는 꽃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자동차관에서는 토요타의 자동차 제작을 다양한 각도에서 소개한다. 자동차 공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전시실은 ▷자동차 사업 창업기 ▷시대를 내다본 차량 개발 ▷개발기술 ▷생산기술 ▷토요다 키이치로 등 총 5개 공간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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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 자동차관에 1955년 생산된 1세대 크라운 모델이 전시돼 있다.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
1936년 출시한 토요타 AA형 승용차, 1955년 생산된 초대 크라운 등 시대를 대표하는 9대의 자동차와 안전기술, 고연비 기술, 배기가스 감축 기술 등 토요타 자동차 안에 담긴 기술력과 역사를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 볼 수 있다.
자동차 사업 창업기 코너에서는 토요다 사키치의 이념을 이은 토요다 키이치로가 ‘국산 자동차 산업을 실현한다’는 꿈을 이루기 위한 동료들과의 결의, 자동차부서 설치, 생산 기술과 고객 중심 판매 체제의 구축, Just-in-Time(JIT) 철학을 기초로 한 양산 체제 준비, 경영 위기 극복 등 토요타 자동차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근간이 된 역사를 소개한다.
시대를 내다본 차량 개발 파트에서는 1950년대부터 시대에 따라 변화해 온 ‘고객의 요구와 사회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토요타가 자동차 개발에 도전하며 계승해 온 물건만들기(모노즈쿠리) 이념을 이어온 역사를 연대순으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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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버지인 토요다 사키치 토요타그룹 창시자의 뜻을 기리며 승용차 개발에 매진한 토요타자동차의 창업자인 토요다 키이치로가 1936년 토요타 첫 독자 개발 모델 AA형 승용차를 완성하고, 고인을 향한 존경과 감사를 담은 헌정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
개발 기술과 생산 기술 코너에서는 창업기부터 이어져 온 개발 기술의 역사를 소개하며 각 시대를 대표하는 토요타자동차의 차량들이 대거 전시돼 있어 마치 소규모 모터쇼를 방불케 한다.
특히, 원재료 개발부터 디자인과 설계, 시험, 평가 등 폭넓은 각도로 자동차 기술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대량생산이 시작된 최초의 공장과 코로모 공장 일부를 재현한 모습 및 주조, 단조, 가공 및 용접, 도장, 조립 등 생산 과정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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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로봇팔이 차량 섀시를 조립하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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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섀시와 엔진 및 프레임이 결합되고 있다.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
이날 기념관에서 다양한 전시물 못지않게 눈길을 사로잡은 광경은 ‘토요타의 역사’에 흥미를 갖고, 각종 체험 프로그램과 전시물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이었다.
어떤 전시 코너에 구분 없이, 단순하게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전시물을 보며 서로 대화하고, 질문하고, 필기하는 등 성인 관람객들보다 더 열정적으로 전시물을 살피는 모습에 ‘미래 세대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좋은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토요타 창업주의 생전 메시지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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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관람객들이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에 전시된 다양한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
한편,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은 지난 2007년에 일본 경제산업성으로부터 일본 산업 유산의 가치를 교육하고, 이에 대한 인식을 높이며 지역사회 활성화에 이바지한 점을 인정받아 ‘산업 근대화 유산’으로 등재됐다.
토요타자동차 관계자는 “이는 일본의 현대화에 기여한 중요한 공헌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