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하는 화물차에 일부러 ‘쿵’…이런 수법으로 8700만원 챙겼다

금감원·경찰·자배원 공조로 적발
“사각지대 악용 보험사기 주의”


전방 차량 후진 시 운전자 사각지대를 노려 고의로 사고를 낸 예시. [금융감독원 제공]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 화물차가 후진하면 오토바이를 몰고 슬쩍 다가가 부딪힌다. 차선을 바꾸는 차량이 보이면 속도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올려 충돌한다. 이런 식으로 33건의 고의사고를 일으켜 8700만원의 보험금을 챙긴 오토바이 배달원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금융감독원은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과 공동 기획 조사를 통해 대전 지역에서 활동하던 이륜차 배달원 A씨의 자동차 보험사기 혐의를 적발하고 올해 2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14일 밝혔다. 대전둔산경찰서는 A씨를 수사해 지난 10일 검찰에 송치했다.

A씨의 주된 수법은 운전자 사각지대를 노린 것이었다. 좁은 이면도로에서 양보를 위해 후진하거나 주차하려는 차량을 발견하면 A씨는 사고를 피하려는 노력 없이 오히려 자신의 오토바이를 후진 차량 쪽으로 접근시켰다. 특히 운전 중 사각지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화물차를 집중적으로 노렸다. 화물차가 천천히 후진하는 동안 A씨는 피하지 않고 기다리다가 접촉하는 방식으로 사고를 유도했다.

차선 변경 차량도 A씨의 주된 보험사기 대상 중 하나였다. 1차선에서 사거리 우회전을 위해 급하게 차선을 바꾸는 차량이 있으면 A씨는 감속하거나 회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속도를 높여 상대 차량의 후미나 좌우 측면을 들이받았다. 진로를 변경하는 차량이 이륜차를 상대로 방어운전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번 적발은 기관 간 공조의 성과다. 금감원과 자배원, 전국렌터카공제조합은 민생침해 자동차 고의사고 근절을 위해 지난해 3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정례 실무협의회를 운영해 왔다. 이 과정에서 A씨의 혐의가 포착됐고, 금감원과 자배원이 공동 기획 조사에 나서 손해보험사와 공제조합에서 보험금을 속여 뺏은 정황을 확인했다.

금감원은 “최근 무리한 차선 변경이나 일방통행 위반 등 교통법규를 어기는 차량을 상대로 이륜차 고의사고를 유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차량 운전 시 법규 준수와 방어운전으로 보험사기 피해를 예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특히 화물차 등 사각지대가 넓은 차량은 후진이나 차선 변경 시 주변을 충분히 확인하고, 고의사고가 의심되면 CCTV나 블랙박스 등 증거를 확보해 금감원이나 보험회사에 신고해달라”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사회 안전망인 보험제도의 근간을 훼손하고 선량한 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을 초래하는 민생침해 금융범죄”라며 “앞으로도 경찰 등 관계기관과 적극 공조해 보험사기 척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