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에서 황망하게 떠났다…사고 수습 중 차에 치여 사망, 추모 사이렌 울렸다 [세상&]

경찰, 가해차량 운전자에 구속영장 신청
경찰직협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 필요”


고(故) 이승철 경정 추모 [경찰직협 제공]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심야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수습하던 경찰관이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졸음운전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로 경찰관과 함께 도로 위에 있던 견인차 운전자 1명이 숨지고 소방대원 등 9명이 크게 다쳤다. 경찰 내부에서는 현장 출동 경찰관의 2차 사고를 방지할 안전관리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12지구대 소속 고(故) 이승철(55) 경정은 4일 오전 1시23분께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고창 분기점 부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수습하던 중 현장을 덮친 졸음운전 SUV 차량에 치여 순직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는 이 경정을 추모하는 사이렌이 울렸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정오께 이 경정의 빈소인 전주시민장례문화원을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녹조근정훈장을 선(先)추서할 예정이다. 전북경찰청은 오는 6일 전북경찰청장 장으로 고인의 영결식을 거행한다. 경찰청은 사고 직후 경감이던 이 경정을 1계급 올렸다.

최초 사고는 음주 운전 차량 1대가 고속도로 가드레일을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고속도로 1차로에 있었던 사고 차량을 뒤에 오던 또 다른 차량이 들이받으면서 차량 사고로 번졌고, 이 경정은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현장에 출동했다.

하지만 이 경정이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현장에 졸음운전을 하던 SUV 차량이 돌진했고 큰 사고가 났다. 사고 수습을 돕던 119구급대원을 비롯해 사고차량 운전자 A씨와 가족 등 9명도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졸음운전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4일 오전 1시23분께 전북 고창군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고창 나들목 인근에서 발생한 잇따른 교통사고로 사고 차량이 크게 파손돼 있다. 이날 발생한 사고로 경찰관과 견인차 기사 등 2명이 숨지고 구급대원 등 9명이 다쳤다. [연합]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는 사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숨진 이 경정에 대해 추모하는 한편 실효성 있는 2차 사고 방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직협은 “정부와 경찰청은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보호받을 수 있는 물리적 장치를 즉각 강화해야 한다”며 “사고 예방에 필요한 현대화된 장비 보급뿐만 아니라 사고 수습 시 충분한 백업 인력이 확보될 수 있도록 현장 인력 운용 체계를 전면 재검토 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장 통제에 불응하거나 안전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해 경찰관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는 방안을 강구하라”며 “현장 근무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안전 가이드라인을 즉각 수립하고 시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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