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2인자 숙청되자 몸 사린 中 관료들…“서방의 중국군 소통창구 상실”

외부와 활발히 접촉해오던 장유샤, 류전리 낙마하자
고위 관료들 외부 접촉 줄이고, 말 아껴
군 총괄하며 오판 줄일 역할 하던 류전리, 대안 공백
홍콩 명보 “러와 고위 군 교류, 장유샤 대신 둥쥔 국방부장이”

최근 숙청된 중국 군 2인자 장유샤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의 모습. 장 부주석과 류전리 중앙군사위원의 숙청으로 중국군에서 서방과의 소통 창구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왔다.[AP]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최근 중국 군 2인자였던 장유샤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비롯해 류전리 중앙군사위원(연합참모부 참모장)까지 숙청되면서 서방과 중국 군이 소통할 창구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블룸버그통신은 장유샤와 류전리 등 외부 접촉이 활발했던 고위 관료들이 숙청된 이후 인민해방군 당국자와 외교관들이 행동반경을 줄이고 외부에 말을 아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칫 장유샤·류전리의 전철을 밟을까 두려워 폐쇄적인 태도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중국 국방부는 장유샤·류전리가 통상 부패 혐의 조사를 의미하는 ‘중대한 기율 및 법률 위반’으로 조사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숙청에 대한 대외적인 명분은 부패 혐의지만, 중국이 폐쇄적인 사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영도에 반기를 든 정황 때문에 숙청됐을 가능성도 있다. 일부 중화권 매체들은 이들에게 부패가 아닌 반역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주목했다.

일부 매체에서는 장유샤·류전리 숙청의 배경에 중국 핵무기 정보 유출 의혹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여러 정황으로 인해 중국 고위 관료들의 외부 활동이 위축됐다.

블룸버그는 “류전리 중앙군사위원이 서방측 관계자들과 기꺼이 회담에 나서 위험을 관리하고 오판을 방지하는 효과적인 연락책 역할을 해왔다”면서 “그의 부재가 서방과 중국 관계에 위험을 증가시키고 베이징의 군사 작전 계획 및 실행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베트남 전쟁 참전 경험이 있는 류전리는 인민해방군 산하 육군 제38집단군 사령원(군단장급)과 육군 사령원(참모총장급)을 거쳐 2023년 중앙군사위 연합참모장(합창의장급)에 오른 인물로, 대외 활동이 활발했다. 2023년 12월에는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과 영상회담을 통해 1년 4개월 만에 미중 고위급 군 당국 간 소통 채널을 복원하기도 했다. 이는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빚어졌던 장기간의 미중 단절 끝에 나온 조치였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11월 미중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우발적인 충돌이 실제 전쟁으로 확대되는 걸 차단할 목적으로 양국이 핫라인 구축에 합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류 중앙군사위원이 숙청됐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인민해방군 내부 정보와 전쟁 계획 등을 총괄해온 류전리가 사라지면서 인민해방군 내 혼선으로 작전상 위험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홍콩 명보는 전날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과 화상통화에서 군사협력 기조를 재확인했다고 전하면서 “이전에는 양국 간 군 고위급 교류는 장유샤 부주석이 맡아왔던 일”이라고 보도했다.

국무원 산하 국방부는 외국과 군 교류 등의 대외적인 연락 업무를 담당하지만 중앙군사위가 군 지휘권을 독점하고 있어, 서방은 물론 러시아 군 당국도 중국 국방부보다 중앙군사위와의 직접 접촉하길 바란다. 장 부주석의 공백으로 중국 국방부가 해당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중국 중앙군사위는 시 주석과 장성민 중앙군사위원(지난해 부주석 승진) 둘만 남았다. 오는 2027년 21차 당대회 개최 때까지 공석을 채우지 않고, 2명의 비상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외교가에서는 유례없는 중국 군의 비정상적인 상황이 복구되는 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한편, 시 주석은 지난 2022년 11월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계기로 3기 집권을 시작하면서, 2명의 부주석과 4명의 중앙군사위원을 직접 선발했다. 장유샤 부주석은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반(反)부패 기조를 앞세워 거세게 분 숙청 바람에 장유샤·류전리 이외에 리상푸 전 국방부장(2023년), 먀오화 중앙군사위원(2024년), 허웨이둥 부주석(2025년) 등이 낙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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