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韓국가신용등급 ‘AA-’·‘안정적 전망’ 유지…잠재성장률 1%대 하향

잠재 성장률 추정치 2.1%→1.9% 조정
새 정부 출범, 정치적 불확실성 국면 해소
원화, 지난해 약세 후 내년까지 다소 절상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30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과 같은 ‘A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 역시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다만 피치는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1%대 후반으로 낮추는 한편, 잠재성장률 제고 노력 없이 정부 부채가 확대될 경우 신용도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및 전망을 ‘AA-,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들어 국제 신용평가사가 발표한 첫 한국 국가신용등급 평가 결과로, 피치는 2012년 9월부터 한국의 국가등급을 ‘AA-’로 유지하고 있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


재경부는 “견조한 대외건전성과 역동적인 수출 구조, 안정적인 거시경제 성과 등이 신용등급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강한 민간 소비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 1.0%에서 올해 2.0%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한 수출 부문이 성장 동력의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국회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정책 추진 동력이 확보됐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미국과의 통상 이슈와 상호 관세 등은 여전히 잠재적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피치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반영해 한국의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정부가 인공지능(AI)과 첨단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등 생산성 제고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피치는 또 AI·연구개발(R&D)·첨단 산업 투자 확대 등으로 올해 예산이 전년 본예산 대비 8.1% 증가하겠지만, 경기 회복에 따른 세수 확대로 재정수지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 투자 확대에도 잠재성장률 제고 효과 없이 정부 부채가 지속적으로 늘 경우 국가신용등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대외건전성에 대해서는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GDP 대비 23.3%(AA 국가 평균 17.3%) 수준의 순대외채권국에 해당하는 등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원화는 미국 주식 투자 확대에 따른 자본 유출 등으로 지난해 약세 압력을 받았지만, 2026~2027년에는 다소 절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계부채 비율은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이나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정책당국이 중기적으로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 GDP 성장률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긴장 완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북한의 대화 유인 부족 등으로 단기적 완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재경부는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유지하며 한국 경제에 대한 흔들림 없는 신뢰를 표했다”면서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대내외 건전성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제 신용평가사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한국 경제의 견조한 대외 신인도 유지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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