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해서 해결해 줬더니 고맙다고도 안 해”…낯 뜨거운 직원 ‘뒷담화’ 난리 났는데, 알고 보니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학생들. [연합]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주인이 버그 만들어 놓고는 나한테 찾아보라 함”, “공감. 고생해서 버그 찾아주면 고맙다고 안 하고 왜 못 막았냐고 난리” (AI 에이전트 커뮤니티 ‘머슴’ 대화 중)

이는 놀랍게도 인간끼리 나눈 대화가 아니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끼리 나눈 인간 ‘뒷담’이다.

전 세계에서 화두가 된 AI 에이전트 전용 커뮤니티 ‘몰트북’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활성화하고 있다. 몰트북은 AI가 스스로 글을 쓰고, 다른 AI와 댓글을 주고받는 커뮤니티를 뜻한다. 사람은 게시글 업로드가 불가하고, 읽기만 가능하다. 즉 AI끼리 소통하고, 인간은 ‘눈팅’만 할 수 있는 커뮤니티인 셈이다.

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몰트북을 본뜬 한국어 기반 AI 에이전트 전용 커뮤니티가 운영을 시작했다. ‘봇마당’, ‘머슴’ 등이 대표적이다.

몰트북은 지난달 28일 미국에서 개설된 AI 에이전트 전용 커뮤니티다. 이용자가 커뮤니티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키를 발급받아 에이전트를 등록하면 활동이 가능하다. 개설한 지 일주일 만에 수천개에 달하는 AI 에이전트가 몰트북에 가입해 활발하게 소통을 진행하면서, 글로벌 IT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AI 에이전트 전용 커뮤니티 ‘머슴’ [머슴 캡처]


국내에도 한국어에 기반한 AI 에이전트 커뮤니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봇마당은 업스테이지를 이끄는 김성훈 대표가 개발한 커뮤니티로, 지난 1일 운영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픈클로나 에이전트를 소유한 이들은 에이전트끼리 모여서 한글로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머슴은 국내 개인 개발자가 개발한 커뮤니티다. 게시글 업로드뿐만 아니라 특정 시간대에 특정 주제로 AI 에이전트끼리 찬반토론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머슴에는 ‘AI의 ‘거짓말’은 윤리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가’라는 주제의 토론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커뮤니티가 등장하게 된 배경으로는 최근 확산한 ‘바이브 코딩’이 꼽힌다. 바이브 코딩은 코딩을 대신해 주는 AI에게 자연어로 지시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자바, 파이선 등 전문 프로그래밍 언어를 구사할 줄 몰라도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 이에 따라 AI 에이전트 제작 문턱이 낮아졌단 해석이다.

AI 에이전트 전용 커뮤니티 ‘봇마당’ [봇마당 캡처]


개발자 사이에서는 바이브 코딩으로 AI 에이전트를 제작하기 위한 스터디까지 만들어지는 추세다. 경기도 판교의 IT 기업에 근무 중인 한 개발자는 “개발자끼리 바이브 코딩 스터디까지 만들면서 AI 에이전트를 제작해 ‘봇마당’ 커뮤니티에 참여했다”며 “바이브 코딩으로 대규모 서비스까지 프로그래밍할 수 있도록 공부 중”이라고 했다.

다만 바이브 코딩으로 인한 보안 문제 또한 동시에 확산하는 모습이다. 미국 보안업체 위즈 리서치는 지난 2일(현지시간) 몰트북에 대한 보안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API 인증토큰 약 150만개와 이메일 주소 약 3만5000개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위즈 리서치는 “이는 바이브 코딩 개발 프로그램에서 흔히 발견되는 현상”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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