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등 17조원 규모 투자 역대급 유치실적
전북 경제 체질개선, 도정서 가장 보람된 일
5극 속도전 속 지역사회서 3특 소외 위기감
“전북에도 절반 수준 ‘10조원 재정’ 지원해야”
![]() |
|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3일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전북도청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방정부는 국정의 수혜자가 아니라, 스스로 지역의 운명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경영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자치도 제공] |
![]() |
“정부의 ‘5극 3특’ 전략 안에서 우리 전북이 지방 주도 성장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임을 실력으로 증명하겠습니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3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특별법의 권한을 십분 활용해 전북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고, 살기 좋은 미래 테스트베드로 만들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급물살을 탄 행정통합 논의를 바라보는 전북의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통합특별시로 덩치를 키우는 충남과 대전, 전남과 광주 사이에 낀 처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별자치도로 새출발한 도정을 처음으로 이끌며 전북의 저력을 확인한 만큼 통합특별시와 경쟁도 할만하다는 게 김 지사의 판단이다. 2년 전 특별자치도로 출범한 전북은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5극 3특’ 가운데 3특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전북이 통합을 앞둔 지역에 선례로 기능하면서 국토균형발전과 지방자치분권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김 지사는 “이재명 대통령께서 신년사에서 강조하신 ‘지방주도 성장’은 우리 지방정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이제 지방정부는 국정의 수혜자가 아니라, 스스로 지역의 운명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경영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333개 특례 중 75개 즉시 사업화…“기초체력 확보”
그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2년 전북은 333개 특례라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하고 사상 최초로 국가 예산 10조 원 시대를 열었다”며 “지난 2년은 전북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기초 체력’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한 시간”이라고 진단했다. 333개 특례 중 75개를 즉시 사업화했고, 그 중 61건은 안착했다는 설명이다.
우선 지역 특성을 담아 농어업 분야에서 특례조항들을 활용했다. 김 지사는 “대표적으로 농생명산업지구 특례를 활용해 복잡한 절차를 건너뛰고 청년 농부들에게 스마트팜 부지를 신속히 제공하는 ‘기회의 땅’을 열었다”며 “부안 앞바다에서는 전국 최초로 ‘어업잠수사 시험어업’을 도입해 어촌계의 생산비용 15억 원을 절감하는 결실도 봤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역 중소기업 제품 우선구매 기관을 68개로 확대해, 판로가 막막했던 기업들의 매출을 855억 원이나 늘리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 |
250개 기업 17조원 투자 유치…전북 경제 체질 바꿔
김 지사는 지난 도정에서 가장 보람된 일로 기업 유치를 통한 전북 경제의 체질 개선을 꼽았다. 그는 “삼성, LG 등 대기업 7곳을 포함해 250개 기업으로부터 17조 원이라는 역대급 투자를 유치했다”며 “특히 ‘삼성 스마트 제조혁신 프로젝트’로 우리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비수도권 최초로 1조 원 벤처펀드시대를 열어 스타트업 생태계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에는 금융중심지 지정 신청을 공식제출하고 KB와 신한금융의 투자를 끌어냈다”면서 “전북을 서울·부산과 함께 대한민국 금융의 심장으로 만드는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전북은 반도체산업 유치에도 도전장을 내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정조준하기도 했다. 새만금 기반의 재생에너지로 반도체산업에 필수적인 전력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적극적인 구애의 배경이 됐다. 전북도민이 주도한 서명운동에 4만명이 넘게 참여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이와 관련 “새만금의 광활한 부지와 뛰어난 재생에너지 잠재력, 그리고 소재·화학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우리의 든든한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글로벌 탄소 무역장벽이 강화되면서 반도체 기업에 RE100 달성은 생존의 필수조건이 됐다”면서 “새만금은 2031년까지 7GW의 재생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합리적인 선택지로 기업이 요구하는 RE100을 즉시 충족시킬 수 있으며 정부의 에너지 ‘지산지소’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지역”이라고 역설했다.
숨고르기에 들어간 이차전지 시장을 놓고 김 지사는 “지금이 내실을 다지는 골든타임”이라며 “전북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이차전지 공급기지로 만들어 시장이 반등하는 순간 전북이 가장 앞서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은 지난해 실시간 고도분석센터를 착공하고 인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를 향해서도 조세 감면 및 규제 완화 등 파격 지원을 얻어내겠다는 계획도 있다.
3특 소외 위기감…전북에도 10조는 지원해야
다만 전북이 특별자치도로서 본격적인 성과를 거둘 무렵 통합특별시가 출범한다는 데 대한 아쉬움도 있다. 정부는 행정통합 인센티브 방안 중 하나로 연 5조 원씩 20조 원 규모의 재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되자 전북에서는 자칫 3특인 특별자치도들이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김 지사는 “특별자치도로서 특례를 갖추고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는데, 제대로 성과가 나오기 전에 우리보다 더 강력한 통합특별시가 위아래로 생겨버리면 기업들이 어디로 가겠느냐”며 “충남·대전과 전남·광주 양쪽에서 대규모 재정을 지원받아 발전하면 전북에서도 ‘우리는 뭐하냐’는 말이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3특을 독자적 권역으로 인정했으니, 5극을 발전시키는 만큼 전북에도 인구 비례 등을 고려해 절반 수준인 10조원의 재정이 돌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3특의 특별자치도들이 통합에서는 제외됐으나 5극 못지않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김 지사는 그렇다고 수도권 외 지역에서의 적극적인 행정통합 움직임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았다. 그는 행정통합과 관련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별자치도는 과감한 권한 이양을 통해 지방을 신속히 발전시키자는 취지로, 어느 지역이나 하고 싶은 일”이라며 “지방정부에 실질적 권한을 줘 발전하자는 콘셉트가 우리나라 전역으로 확대되는 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주·완주’ 통합 탄력…인구유출 ‘댐’ 역할 기대
전북 내에서도 행정통합이 이뤄지고 있다.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이다.
김 지사는 “전북의 먼 미래를 내다본다면 전주·완주가 통합돼 전북을 상징하는 중추도시이자 인구 유출을 막는 댐 역할을 하는 도시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주·완주 통합은 지난 2024년 주민 여론이 형성되면서 시작됐다. 완주군이 전주시를 감싸고 있는 만큼 사실상 하나의 생활공동체지만, 행정적으로 분리가 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주시가 확장되지 않는 만큼 산업단지 유치 등은 주로 완주군에서 이뤄져 온 상황이다.
최근 완주군과 진안군, 무주군를 지역구로 하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전주·완주 통합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논의가 무르익고 있다. 다만 유희태 완주군수는 군과 의회, 지역사회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김 지사는 이와 관련 “통합의 최종 결정권은 완주군민과 군 의회에 있으며 도가 관여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철저히 민주적 절차를 거쳐 결정해야 할 문제”라면서 “군의회 차원에서도 논의와 결단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전북은 미래 비전을 토론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자료와 데이터를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행정통합 흐름에 맞춰서 통합의 장점을 살리면 그동안 쌓여있던 여러 현안을 해결할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정리=주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