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넘어선 막강권력에 당내 견제세력 실종
적극재정·소비세 감세 등 ‘궁정정치’ 경고음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지난 8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역사적 압승을 기록하자 ‘다카이치 독주체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집권 자민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1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중의원 선거 압승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책임 있는 적극 재정 등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정책들에 대해 국민의 신임을 얻었다”며 “이 나라의 미래를 내다보며 헌법 개정에도 도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의원그룹의 협력을 확보해 개정안을 마련하고 가능한 한 조속히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끈질기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선거 다음 날 곧바로 개헌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자민당은 중의원 465석 가운데 316석을 확보해 단독으로 개헌 발의 기준선(재적 3분의 2·310석)을 넘어섰다. 이는 자민당 창당 이후 역대 최다 의석 수다.
여기에 연정 파트너인 일본유신회(36석)를 더하면 개헌 세력은 총 352석에 달한다. 자민당은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확보하면서, 현재 ‘소수 여당’인 참의원에서 법안이 부결되더라도 중의원 재의결을 통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의 권력 집중에 따른 정책 폭주 우려도 제기된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핵심 인사들을 인용해 “총리가 혼자 판단해 중의원 해산을 결정하고, 자신의 힘으로 선거에서 승리했다”며 “이제 ‘다카이치’라는 존재와 위상은 자민당 내에서도, 여당 전체에서도 완전히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2차 아베 신조 내각과 같은 ‘1강 체제’가 확고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다카이치 총리는 개별 정책을 직접 다듬는 데 강한 집착을 보이며, 당 집행부와 충분히 마주하는 시간을 잘 갖지 않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자민당 간부는 “총리가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는 경향이 더 강해지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정책 추진 방식에서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식료품 소비세 감세를 둘러싸고도 충분한 당내 논의 없이, 총리의 강한 의중에 따라 ‘검토를 가속한다’는 문구가 자민당 공약에 포함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실현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당 중진들은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보고 있다. 소비세는 역대 자민당 정권이 국가의 장래를 내다보며 구축해 온 핵심 재원인 만큼, 당내에는 감세에 대한 신중론이 여전히 뿌리 깊다. 총리와 가까운 한 의원은 “부정적인 이야기라도 직언할 수 있는 존재가 없으면 극도로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대성공을 거뒀지만, 총리가 극소수 측근과만 비공개로 중요한 정책 결정을 내리는 ‘궁정 정치’와 같은 상황으로 흐를 경우, “1강 총리가 있어도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아 관저가 팀으로 기능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아베 전 총리는 ‘아베 신조 회고록’에서 “정권이 흔들리는 것은 자민당 내부의 신뢰를 잃을 때”라고 말한 바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짚었다. 정목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