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1조 규모’ 2차 ESS 입찰 50% 수주

삼성SDI 36%·LG엔솔 14%
국내 ESS 생태계 활성화 앞장
“소재 국산화·생산 적극추진”


SK온이 약 1조원 규모의 제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에서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확보했다. 지난해 1차 입찰에서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던 부진을 털어내고 ‘대반전’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12일 오후 발표된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평가 결과에 따르면, 총 565㎽(7곳) 물량 가운데 SK온은 284㎽(3곳)를 낙찰받아 50.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남 6개 지역과 제주 1개 지역 등 총 7곳이 사업지로 선정된 가운데, SK온은 이 중 3곳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이와 함께 삼성SDI는 3건, 202㎽(35.7%)를 수주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1건, 79㎽(14.0%)를 확보했다.

발전사 기준으로는 SK온 셀을 사용한 SK이노베이션이 변전소 7곳 중 2곳을 따내며 188㎽(33.3%)를 차지했다. 배터리 제조부터 발전·운영까지 이어지는 SK그룹 차원의 통합 역량이 시너지를 냈다는 분석이다.

1·2차 입찰 누적 기준으로는 삼성SDI가 여전히 과반(약 56%)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이번 2차에서 SK온이 25.2%로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합계 214㎽(비중 19%)로 3위다.

우선협상 대상 사업자들은 오는 8월까지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하고, 내년 12월까지 설비 구축을 완료해야 한다.

이번 결과는 지난해 1차 입찰과 대비된다. 지난해 1차 ESS 중앙계약시장(563㎽)에서는 국내 생산을 앞세운 삼성SDI가 전체 물량의 76%를 낙찰받았고, LG에너지솔루션이 24%를 수주했다. 당시 수주에 실패했던 SK온은 2차 입찰에서 과반을 확보하며 설욕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SK온이 핵심 평가 항목인 ‘산업·경제 기여도’와 ‘안전성’ 부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SK온은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핵심 소재 국산화와 국내 생산 확대 계획을 제시하며 국내 생태계 기여도를 강조해 왔다.

SK온 관계자는 “국내 ESS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ESS 배터리 핵심 소재의 국산화와 국내 생산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차기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2차 입찰 결과가 단순한 공공 물량 확보를 넘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국내 배터리 3사에 사실상 ‘동아줄’과 같은 사업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약 1조원 규모의 장기 계약 물량을 통해 15년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가격 중심이던 1차와 달리 산업 기여도와 안전성 등 비가격 요소 비중이 50%까지 확대되면서 각 사의 국내 생산 전략과 기술 경쟁력을 입증할 시험대로 작용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력거래소는 올해 6월전후로 추가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예고한 만큼 국내 배터리 3사 간 ESS 수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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