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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구청(왼쪽)과 송파구청 |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6·3 지방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 자치구청장 선거 판세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정치라는 무대는 늘 그렇듯, 한 치 앞을 예단하기 어렵다. 어제의 유력 주자가 오늘의 탈락자가 되고, 비주류였던 인물이 단숨에 중심에 서는 일이 반복되는 곳이 바로 공천 전쟁의 현장이다.
이번 선거에서 특히 주목받는 곳은 강남구와 송파구다.
국민의힘이 인구 50만 명 이상 기초단체장 후보를 중앙당이 전략공천하기로 하면서, 두 지역은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예민한 승부처로 떠올랐다.
강남·송파·노원·강서 등 4곳이 중앙당 관리 대상이 됐지만, 노원과 강서는 민주당 현직 구청장이 버티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당내 경쟁의 긴장도는 상대적으로 강남·송파에 더 쏠린다.
공천권 중앙 이동…“지역 아닌 당 지도부가 결정”
과거 서울시당 중심의 공천 구조와 달리 이번에는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주도권을 쥔다. 이는 단순한 절차 변화가 아니다.
전략공천이란 이름 아래 ▲현직 구청장의 경쟁력 평가 ▲당내 여론조사 ▲흠결 여부 점검 ▲조직 장악력과 확장성 검증이 일괄적으로 중앙 차원에서 이뤄진다.
결국 ‘지역 조직의 힘’보다 ‘중앙 지도부의 판단’이 더 중요해진 셈이다. 이 과정에서 계파 역학, 대선·총선 구도와의 연계성, 서울시장 선거 판세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남구청장…‘안방’에서 벌어지는 내부 전쟁
강남은 국민의힘의 상징적 기반이다. 본선보다 공천이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현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구의회 의장 출신으로 지난 지방선거 당시 1차 컷오프를 겪은 뒤 당시 후보 1,2위간 갈등이 심해지면서 극적인 공천을 받아 당선된 행운의 인물이다. 전국 지자체장 중 가장 많은 재력을 가진 구청장으로 정치적 생존력은 입증했지만, 이번에는 중앙 전략공천이라는 더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한다.
문제는 경쟁군이다. 행정고시 출신 관료, 이명박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 장석명 전 비서관, 김현기 전 서울시의회 의장 등 중량급 후보들이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강남은 단순히 구청장 자리 이상의 상징성을 가진다. ▲차기 서울시장 주자군과의 연결성 ▲보수 진영 핵심 지지층 결집 효과 ▲ 중앙 정치권과의 직통 채널 등 요소가 얽히면서 공천 경쟁은 사실상 ‘소규모 대선급’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송파구청장…행정 베테랑 vs 도전자
송파 역시 만만치 않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행정통이다. 지난 민선 8기 경선에서 여론조사 방식으로 승리하며 후보가 됐고, 구정 운영에서도 안정적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전략공천은 또 다른 시험대다. 안준호 전 부구청장 등 도전자들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송파는 잠실 재건축, 송파대로 개발, 교통 인프라 확충 등 굵직한 현안이 많아 ‘정치력’과 ‘행정력’ 모두를 요구받는 지역이다.
여기에 송파을 배현진 국회의원이 당원권 정직 1년 징계를 받은 상황도 변수다. 지역 조직 구도가 흔들릴 경우 공천 역학에 미묘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전략공천의 본질…교체인가, 안정인가
결국 관건은 두 가지다.
첫째, 현직 프리미엄을 인정할 것인가. 둘째, 세대교체 또는 인물 교체를 통해 바람을 일으킬 것인가.
중앙당은 당내 여론조사와 조직 평가, 확장성 분석을 토대로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상징성과 메시지가 더 큰 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시장 선거와의 연동성, 수도권 민심 흐름, 당 지도부의 리더십 안정 여부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치 앞 모르는 결말
강남과 송파는 겉으로 보면 보수 강세 지역이다. 하지만 공천이라는 1차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모든 것은 무의미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후보군들은 여론을 살피고, 중앙을 설득하며, 조직을 다지고 있다. 공천 발표 하루 전까지도 판세는 출렁일 수 있다.
정치는 계산의 영역이면서 동시에 돌발의 영역이다.
강남과 송파, 과연 현직이 수성에 성공할까. 아니면 중앙당의 결단으로 새로운 얼굴이 등장할까.
6·3 지방선거의 또 다른 승부는 이미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