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A 출시 지연…공제시점 늦춘다 [H-EXCLUSIVE]

100% 공제 적용시점 조정 검토
1분기내 해외주식 매도해야 하는데
정작 관련 법은 국회서 장기간 계류
법 통과돼도 3월내 상품출시 불투명
코스피 5700 돌파하며 유인은 충분
증권가 “투자자 문의 폭주, 시장 혼란”
국회, 다음주 법안 소위서 구체적 논의


코스피가 20일 상승 출발해 57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5740선을 나타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정부가 해외 주식투자 국내 유인책으로 추진하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제도가 지연되면서 소득공제 제공 시점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RIA 계좌를 올해 초 출시, 1분기 내 해외 주식 매도 때 100% 소득공제를 제공하기로 했으나, 정작 관련 법이 국회에서 장기간 계류되면서 RIA 계좌 출시 자체가 지연되고 있는 탓이다. 코스피가 사상 첫 5700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 투자 심리가 확산되는 만큼 조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당은 100% 소득공제 제공 시점을 재설정하는 등 현실적인 출시 시점 등에 맞춰 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련기사 2면

법안을 발의한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여당 간사 정태호 의원은 20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3월에 (RIA 상품) 출시가 안 되면 (공제 제공)기간을 조정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관련해서 문제 제기가 있었고, 100% 공제 혜택을 적용할 시점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가 급증하자 지난달 20일 RIA 제도를 올해 한시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내투자 시장으로 복귀시켜 국내 투자를 활성화하고 환율 안정도 꾀하겠다는 취지에서다.

RIA 계좌가 신설되면 이 계좌를 통해 해외주식을 매도하고 이후 1년간 국내 투자하게 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 공제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특히, 복귀 시기에 따라 혜택이 차등 적용되는 게 특징이다. 올해 1분기에 해외주식을 매도하면 100% 공제된다. 2분기 매도 시 80%, 하반기 매도 시 50%로 점차 공제율이 낮아진다. 100% 공제되는 1분기에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문제는 제도 시행에 필요한 관련 법이 국회에서 한 달째 계류 중이란 점이다. 정 의원의 대표 발의로 지난달 23일 RIA 시행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접수됐지만, 한 달 가까이 국회에서 진전이 없는 상태다.

100% 소득 공제를 적용하려면 3월까지 해외주식을 매도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2월 하순에 접어드는 현 시점까지 상품 관련 법조차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 당초 여당은 2월 내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했으나 민주당 내부의 합당 논쟁과 대미투자특별법 등 주요 현안이 겹치면서 논의가 지지부진했다.

오는 26일 법안소위를 열고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 이후 3월 5일 본회의에서 심의하는 게 목표이지만 이 역시 국회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법안 소위를 거치고 3월 초 본회의 심의를 통과하더라도 정부이송, 공포 등 절차를 비롯해 각종 시스템 마련, 상품 출시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3월 내 출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장에서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RIA 출시를 앞두고 각종 이벤트로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금융투자협회가 제도 시행 이전에 계좌 개설을 유도하는 마케팅이 적절치 않다고 권고하며 마케팅을 변경하거나 중단한 상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점에서는 RIA 계좌가 이미 출시된 줄 알고 계좌 개설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며 “계좌 출시일이 늦어지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1분기 내 상품 출시 자체가 불투명해진 만큼 혜택 관련 시점 조정 등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심의에 들어가면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관련 논의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 불안과 인공지능(AI) 투자심리 위축에도 코스피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5700선을 돌파,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수는 19.64포인트(0.35%) 오른 5696.89로 개장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10분 현재 전장보다 59.36포인트(1.05%) 오른 5736.61에 거래 중이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실적발표 기간을 소화하며 기업 이익 펀더멘털을 반영 중”이라며 “실적 상향 추세를 고려할 때 코스피는 글로벌 주요국 대비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윤·신주희·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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