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팀목 심플러스마저”…홈플 PB 판매대도 ‘텅텅’ [르포]

발주 줄이자 PB·식품 줄줄이 품절…매대 공백 늘어
MBK 1000억 수혈 약속에도 급여·납품 불안 지속


지난 8일 찾은 홈플러스 풍무점에 PB(자체브랜드) ‘심플러스’ 제품들이 매진됐다. 박연수 기자


[헤럴드경제(김포)=박연수 기자] “오늘도 심플러스 하세요.”

8일 오후 4시께 찾은 경기도 김포시 홈플러스 풍무점. 매장 곳곳에 PB(자체브랜드) ‘심플러스’를 홍보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정작 매대 상황은 달랐다. 심플러스 상품 진열대 군데군데 ‘매진’ 표시가 붙어 있었다. 진열대에 매진 표시를 붙이는 직원들도 보였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 돌입 후 납품 차질이 이어지자, 상대적으로 수급이 안정적인 PB 상품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이마저도 품절이 잇따르며 매대 공백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PB 상품마저도 ‘품절’…발주 중단·축소 잇따라


9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심플러스 일부 상품들은 온·오프라인에서 매진되고 있다. 심플러스 콜라와 사이다를 비롯해 쌀 떡국, 바지락 칼국수 등 HMR(가정간편식), 종이컵 등 식음료와 생필품 전반에서 품절 상품이 늘고 있다. 지난 1월 온라인몰에 선보였던 ‘심플러스 딸기 아이스크림’은 현재 상품 페이지가 삭제된 상태다. 지난 1월 대비 PB 신제품 출시량도 현저히 줄었다.

홈플러스 PB 상품을 제조하는 한 업체는 “1월 중순 이후 발주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PB 상품 생산은 계약·발주·정산 조건에 따라 진행되는 구조로, 당사가 임의로 생산 중단을 결정하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발주량이 줄면서 오리온, 오뚜기, 풀무원 등 일부 상품들도 동났다. 업계 관계자는 “납품을 중단한 건 아니지만, 홈플러스에서 발주량을 줄여 상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매장에서는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8일 찾은 김포 풍무점 매장 입구와 행사 코너에는 심플러스 홍보 포스터와 신규 회원 가입 시 웰컴 쿠폰을 제공한다는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일부 행사 상품은 회원 가입 시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지난 8일 찾은 홈플러스 풍무점에 포스터가 붙어있다. 박연수 기자


MBK 1000억 긴급 수혈 약속했지만…급여 지급은 아직


홈플러스는 청산 기로에서 기업회생절차를 2개월 연장시킨 상태다.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이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 연장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가결 기한이 5월 4일까지 미뤄졌다. 당장은 시간을 벌었지만, 정상화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먼저 DIP(긴급운영자금) 금융 조달이 시급하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12월 법원에 제출한 ‘구조 혁신형 회생계획안’에는 3000억원 규모의 DIP 조달이 포함됐다.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 한국산업은행이 각각 1000억원씩 부담하는 구조다. 하지만 메리츠와 산업은행은 자금 지원에 여전히 부정적이다.

MBK는 선제적인 긴급 운영자금 투입에 나섰다. 4일과 11일 두 번에 걸쳐 500억원씩 투입해 총 1000억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4일 자금이 투입되면 직원 급여와 밀린 납품 대금 등 일부 자금난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9일 현재까지 직원들의 2월 급여는 지급되지 않았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2월 급여 지급이 미뤄지고 있다”며 “회사에서는 별다른 안내가 없다”고 했다.

기업회생안의 핵심인 SSM(기업형슈퍼마켓)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분리 매각도 변수다. 침체된 오프라인 유통 시장 상황 속에서 인수자가 나타날지에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홈플러스 측은 지난달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인수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이 있다고 시사했다.

PB 제품들이 매장 진열대 전면을 채우고 있다. 박연수 기자


‘홈플러스 풍무점은 지속적으로 정상영업 예정입니다’는 안내판이 설치됐다. 박연수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