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총리 “이란에 큰 배신감…외교만이 유일한 해법”

“민간 시설 25% 타격…전쟁과 무슨 관련 있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 타니 카타르 총리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이란의 집중적인 군사 공격을 받고 있는 걸프 국가 가운데 하나인 카타르의 총리가 이란에 대해 “큰 배신감을 느낀다”고 토로하면서도, 외교적 해법만이 유일한 출구라는 입장을 밝혔다.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 타니 카타르 총리는 8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걸프 국가들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을 “위험한 오판”이라고 규정하며, 이는 중동 지역의 불안을 키우고 세계 경제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시작된 이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웃 국가를 상대로 한 어떤 전쟁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는데도 전쟁이 시작된 지 한 시간 만에 다른 걸프 국가들과 함께 공격받았다”며 “이란에 큰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카타르는 그동안 이란을 포함한 중동 갈등 당사자 간 대화를 중재하는 역할을 자처해 왔지만, 이번 이란의 걸프 산유국 공격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카타르에는 중동 최대 규모의 미군 기지인 알우데이드 공군기지가 위치해 있다.

그는 “우리는 항상 이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해왔다”며 “그들이 내세우는 정당화 명분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군 시설만을 노려 공격하고 있다는 이란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공격의 25%가 민간 시설을 겨냥하고 있는데 이것이 전쟁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다만 그는 이란에 군사적 보복을 가하기보다는 여전히 이란과 외교적 대화를 통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의 이웃으로, 그것이 우리의 운명”이라며 외교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스카이뉴스는 외교적 해결 노력 촉구가 이란뿐만 아니라 미국을 향한 것이라고도 해석했다.

이란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미군 기지가 있는 걸프 국가들의 정유시설 등 에너지 핵심 인프라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타격하고, 글로벌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방식으로 세계 경제에 타격을 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간접적으로 타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카타르, 쿠웨이트 등 걸프 산유국들이 잇따라 원유, 가스 생산을 중단하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등 심각한 글로벌 에너지 위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2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국 카타르는 이란의 공격으로 최대 LNG 생산시설이 타격받자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해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번 전쟁이 종료돼도 카타르가 다시 LNG 생산을 정상화하는 데에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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