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피란민 100만명 돌파…헤즈볼라 참전 2주 만에 ‘인도주의 위기’

베이루트·남부 공습 격화 속 사망자 1000명 육박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휴전·무장해제 협상 가능성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을 겨냥한 이스라엘 공습 현장에서 11일(현지시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란은 이라크 영해 내 유조선 등 걸프 국가들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였고, 이스라엘은 이란 대리 세력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해 폭격을 퍼부으면서 전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란 편에 서서 참전에 나선 지 2주 만에 레바논 내 피란민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작전이 격화되면서 중동 전선의 인도주의 위기가 빠르게 악화되는 모습이다.

레바논 사회부는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 이후 공식 등록된 피란민 수가 104만932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체 인구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약 13만명은 레바논 전역에 설치된 600여 개 집단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나머지 대다수는 친척 집이나 임시 거처로 흩어져 있어 구호물자 전달과 의료 지원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식수·전력·의약품 부족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며 장기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사태는 헤즈볼라의 전면 개입 이후 급격히 악화됐다. 헤즈볼라는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미·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이후 지난 2일 이란을 지원하기 위해 참전을 선언했다. 이후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며 전선을 확대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대규모 공습으로 대응했다. 베이루트와 남부 국경지대를 중심으로 공습이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사망자는 1000명에 가까운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인프라와 주거 지역이 동시에 타격을 받으면서 민간인 피해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부터 지상군을 국경 너머로 투입해 헤즈볼라 시설과 병력을 겨냥한 작전을 본격화했다. 공습 중심이던 작전이 지상전으로 확대되면서 충돌 강도는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 정부는 남부 지역 주민들의 귀환도 제한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은 “남부 시아파 주민 수십만명은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의 안전이 완전히 보장될 때까지 리타니강 이남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완충지대 형성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프랑스 등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레바논 정부와 이스라엘 간 협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핵심 의제는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 문제로 알려졌다. 전면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중동 전역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국제사회의 중재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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