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법·공정거래법 충돌 해소 필요성 제기…“해운법 개정 시급”

여야 의원 공동 포럼
글로벌 기준 맞는 제도 정비 공감대


1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해운협회가 주관한 ‘바다와미래 오찬포럼’이 열리고 있다. [한국해운협회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운법과 공정거래법 간 제도적 충돌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와 업계에서 동시에 제기됐다. 특히 해운 공동행위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1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해운협회가 주관한 ‘바다와미래 오찬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해운법과 공정거래법 간 충돌 문제를 개선하고 국내 해운사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법·제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조승환·김승수 의원을 비롯해 해양수산부 관계자, 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 해운업계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조 의원은 “해운법과 공정거래법 간 충돌과 적용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선사의 경영 부담은 물론 국가 수출입 물류 체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산업 특수성을 반영한 합리적인 제도 정비와 입법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해운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현행 규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해운 공동행위는 안정적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필수 제도”라며 “유럽·일본·중국 등 주요 해운국이 제도적 예외를 인정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글로벌 기준과 다른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 제재로 선사뿐 아니라 화주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해운 공동행위 관할을 해양수산부로 일원화하고, 국회에 계류 중인 해운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제 발표에 나선 강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해운산업의 구조적 특성을 설명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해운업은 막대한 고정비와 수요 변동성으로 인해 자유경쟁 시 시장 균형이 붕괴되는 ‘공핵’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며 “협조 없는 경쟁은 선사 도산과 공급망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법원 판결로 공정거래법 적용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법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산업 특성을 고려한 ‘합리 원칙’ 도입과 함께 해운 공동행위를 시장 안정 장치로 인정하는 입법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업계에서도 해운 공동행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창원 장금상선 대표는 “해운 공동행위는 전 세계 80여개국이 채택한 글로벌 표준으로, 안정적인 해상 네트워크를 통해 제조업 경쟁력까지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제도 설계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한울 해양수산부 항만물류기획과장은 “해운 공동행위가 소비자 편익에 기여한다는 점에 공감한다”면서도 “공정거래법 적용 배제 방식에 대해 관계 부처 간 이견이 있는 만큼 협의를 통해 제도적 불확실성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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