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의존 한계 직면한 한국, 재원 다변화 논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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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14일 경기 군포시 노인복지시설 서울특별시립 남부노인전문요양원을 방문해 돌봄 현장에서의 인공지능(AI) 등 기술 도입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복지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재정 부담이 구조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단순한 지출 확대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워진 가운데, 복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재정 설계’ 논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저출산·고령화로 지출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재원 조달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해외 주요국의 사회보장 재원 마련 사례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정부 총지출에서 보건·복지·고용 분야 비중은 2015년 31.8%에서 2024년 37.6%까지 상승했다.
우리나라 사회보장 재원은 국세, 세외수입, 사회보험료 등에 의존하고 있다. 2026년 계획 기준 사회보장 지출은 중앙재정이 61.0%(269조1000억원), 건강보험공단 재정이 25.8%(114조원), 순 지방재정이 13.2%(58조1000억원)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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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고령화로 보험료를 낼 인구는 줄고, 연금·의료 등 수급자는 늘어나면서 기존 구조만으로는 지속가능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주요 선진국들은 단순한 재정 투입 확대가 아니라 ‘재원 구조’ 자체를 바꾸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프랑스는 ‘일반사회기여금(CSG)’을 도입해 사회보장 재원을 다변화했다. 과거 사회보험료 중심 체계에서 벗어나 근로소득은 물론 연금, 자본소득, 복권 수익 등 다양한 소득에 목적세 형태로 부과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부가가치세, 담배세, 주류세 등 기존 세수의 일부도 사회보장 재정으로 연계해 활용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프랑스는 사회보험료 외에도 조세 기반 재원이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은 소비세를 사실상 ‘복지 목적세’로 전환한 사례다. 2014년 이후 소비세 수입 전액을 연금·의료·장기요양·저출산 대응 등 이른바 ‘사회보장 4경비’에만 사용하도록 법으로 명시했다. 소비세율도 5%에서 10%까지 인상하며 재원을 확충했고, 실제 사회보장 지출에서 소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44.3%에서 2025년 59.0%까지 확대됐다.
미국은 연금 수급자에게 지급되는 연금액 일부에 소득세를 부과하고, 이를 다시 공적연금(OASDI)과 메디케어 병원보험(HI) 재원으로 귀속시키는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연금소득세 수입은 OASDI 재원의 3.9%, HI 재원의 8.8%를 차지한다. 수급자 본인의 소득을 재원으로 일부 환류시키는 방식이다.
아이슬란드는 보다 직접적인 방식이다. 노인 인구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요양시설 건설과 보수에만 사용하는 ‘노인복지시설 목적세’를 도입해 개인에게 정액으로 부과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중장기 시설 확충 계획을 수립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사회보장 재원을 일반 재정에 의존하지 않고, 특정 세목이나 기여금과 복지 지출을 직접 연결하는 구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단순한 증세가 아니라 ‘어디에 쓰는 세금인지’를 명확히 설계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방식이 재정 안정성뿐 아니라 국민 수용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정 세목과 지출 항목을 연계하면 부담과 혜택 간 인과관계가 명확해져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쉽다는 것이다.
김우림 국회예산정책처 분석관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복지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재원 확보 방안과 지출 효율화 노력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며 “기존 세원의 일부를 사회보장 목적으로 명시하거나 새로운 재원을 발굴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