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날 중학생 선배들이 감금·폭행…“껄렁한 애? 2차 가해 그만”

“중학교 선배 4명이 화장실 문 잠그고 폭행”
“신고하면 영상 유포” 협박도…경찰 수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전북 전주의 한 중학교에서 신입생을 상대로 한 집단폭행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전주덕진경찰서는 최근 “딸이 중학교 입학식 날 이유도 없이 선배 4명에게 화장실에서 폭행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고소장에는 가해 학생들이 1학년인 피해 학생 2명을 학교 화장실에 감금한 채 무릎을 발로 차는 등 폭행했고,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신고하면 영상을 퍼뜨리겠다”고 협박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소인은 해당 내용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며 “폭생을 당한 딸이 가해 학생들을 급식실이나 학원 가는 길에 마주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며 대처 방안에 대한 조언을 구했고, 이 과정에서 피해 학생들에게 원인이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2차 가해를 멈춰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고소인 측은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사건의 전말을 상세히 밝혔다. 사건은 입학 전 인스타그램 메시지가 발단이었다. 가해 학생 중 한 명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소인의 딸인 A양에게 먼저 접근해 “어디 중학교 가냐”, “술은 마시냐”, “담배 피우느냐” 등 메시지를 보내며 신상과 주변 관계를 캐물었다.

A양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지속적인 메시지를 받자 두려움을 느끼고 아래층에 사는 친한 오빠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후 이 남학생이 가해 학생에게 “(A양을) 괴롭히지말고 잘해줘라”라고 말했고, 이후 단체방에 초대돼 괴롭힘이 본격화됐다는 주장이다.

입학식 당일인 지난 3일, A양은 친구들과 함께 학교 화장실에 갔다가 가해 학생들에게 붙잡혔다. 가해 학생들은 A양의 친구들을 내보낸 뒤 A양과 또 다른 피해 학생 한 명을 데리고 들어와 문을 잠그고 폭행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피해 학생들은 여러 차례 폭행을 당했고, 무릎을 꿇도록 강요받았다. 가해 학생들은 폭행 장면을 촬영하면서 “신고하면 영상을 전교생에게 뿌리겠다”, “신고하는 순간 더 심하게 맞고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등의 발언으로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들은 공포심에 강제로 사과를 반복한 뒤에야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

사건 이후에도 2차 가해는 이어졌다. 학교 급식실에서 마주친 가해 학생들이 삿대질을 하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했고, 길거리에서도 ‘왜 신고했냐’며 몰아붙였다는 게 A양 측 주장이다. 사건을 이미 다른 중학교 학생들이 알 정도로 폭행 영상이 유포된 정황도 드러났지만, 가해 학생들의 계정이 비공개라 확인이 불가한 상황이다.

피해 학생은 사건 이후 극심한 불안 증세를 보이며 외출을 꺼리고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소인은 학교 측에 가해 학생들과 분리 조치를 요구하고 교육청 조사와 경찰 고소를 진행한 상태다. 고소인은 “가해 학생과 그 부모들이 너무나도 늦장 사과에 보여주기식”이라며 “경찰 신고 전엔 가만히 있다가 경찰서에서 연락이 오니 이제서야 사과를 하겠다는 것이 괘씸하다”고 분통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는 학폭위, 형사·민사 소송, 공론화를 시켜서 끝까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제 딸의 피해 상황을 두고 ‘아이가 껄렁하다’느니 ‘노는 아이’라느니 이런 댓글 역시 2차 가해이니 쓰기 전에 신중히 한번 더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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