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 주총서 사측 안건 대부분 관철

감사에 사측·얼라인측 각 1석 배정
내부거래위 정관 명문화 ‘부결’
5월 밸류업 계획 고도화 예고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DB금융센터에서 열린 DB손해보험 ‘제59기 정기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DB손해보험 제공]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DB손해보험이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과의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감사위원 관련 안건을 제외한 전체 안건에서 회사의 의견을 관철했다. 다만 감사위원 1석에선 얼라인 측 후보가 선임되면서 국내 보험사 최초로 주주제안 이사가 이사회에 진입하게 됐다.

20일 서울 강남구 DB금융센터에서 열린 제5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DB손보는 사내이사·사외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 주요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DB손보 측은 “감사위원 관련 안건을 제외하면 모든 안건에서 회사의 입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분리선임) 안건에서는 사측 후보 이현승 LHS자산운용 회장과 얼라인 측 후보인 민수아 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가 각각 1석씩 선임됐다. 감사위원 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3% 룰’이 적용된 가운데, ISS와 글래스루이스 간 권고 후보가 엇갈리면서 외국인 표심이 분산된 점이 표 대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3% 룰은 상법상 감사위원을 분리선임할 때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산해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규정이다. 대주주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만큼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자의 표심이 결과를 좌우하는 구조가 된다.

얼라인이 주주제안한 내부거래위원회 재설치 정관변경 안건은 출석주식 수의 61.3%가 찬성했으나, 정관 변경에 필요한 특별결의 요건(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에 미달해 부결됐다. 다만 DB손보는 이미 지난달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내부거래위원회를 자체적으로 재설치했다. DB손보 측은 관련 법규에 저촉되지 않는 한 위원회의 임의 폐지를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다.

앞서 얼라인은 지난달 1차 공개서한을 통해 요구자본이익률(ROR) 기반 경영,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목표 하향, 연결기준 주주환원율 50% 등 8가지 항목을 요구했고, DB손보는 이달 답변서를 통해 내부거래위원회 신설 등 일부를 수용하되 킥스 200% 이상 유지와 ROR 도입 거부 등 핵심 사안에선 수용 불가 입장을 전했다.

얼라인은 이후 2차 서한을 통해 포테그라(Fortegra) 인수 평가 가치의 합리성, 연결기준 주주환원율 가이던스 선제 공개 등을 추가로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DB손보 측은 포테그라 인수 완료 이후 연결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겠다는 입장이며, 2차 서한에 대한 서면 답변은 오는 5월 7일까지 내놓기로 했다.

DB손보는 현재 별도 기준 배당 성향 30%, 주당 배당금 7600원을 확정한 상태이며,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을 35%로 단계적 상향하겠다는 기존 로드맵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얼라인은 삼성화재(연결기준 주주환원율 41.1%)와 메리츠금융지주(61.7%) 수준의 환원이 필요하다며 연결기준 50%를 요구하고 있어, 향후 밸류업 계획 고도화 과정에서 양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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