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조유안 롤링롤라이 대표, “우아·단아보다 열정과 몰두가 좋다!”

세상엔 두 종류의 사람 있어, 우리 옷 안입어본 사람-입어보면 계속 입는 사람
‘타협하지 않는 품질의 가격’ 내세우며 4년간 노세일 정책 고집

조유안 대표는 전략적 협약을 맺으러 혼자 베트남 출장을 갈 정도로 열정과 반전이 가득하다. 사진은 2021년 창업 이후 초대받은 한 행사에서 앞자리에 앉고 싶다고 주최 쪽에 요청해 찍은 모습이다. *출처: 롤링롤라이 제공


출산과 육아를 직접 해본 어머니라면 힘들었던 고유한 경험을 적어도 하나는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 4명에게 노래를 들려주다 후두염까지 얻는 경험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을 키운 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골프웨어 1인 창업에 나섰다, 주변 모두가 말렸다. 의류업의 노하우는 고사하고 맨땅에 들이받는 격이었다. ‘왜 이렇게 천편일률이야? 제일 즐겁게 돋보이게 하는 옷을 만들거야!’ 라는 그만의 골프웨어 컨셉을 빼곤 말이다. ‘집념의 눈동자로 승리를 얻는다’는 범상치 않은 기풍을 새긴 브랜드 ‘롤링롤아이’(Rolling Rolleye)의 조유안 대표 얘기다. 중요한 행사 참가를 위해 3월20일 제주를 찾은 조 대표를 졸라 제주공항에 도착한 직후 2시 조금 넘어 30여분간 전화 인터뷰를 했다. ‘피가 뜨거운 여자’라고 할까, 통화음으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과 열정이 흘러넘쳤다. ‘건강도 챙기시라’는 당부의 말을 할 정도로 말이다.

▷네 아이의 엄마였다. 창업 전까지 전업주부로서 경단녀(경력단절여성)에 해당했나?

-흔히 생각하는 전업주부 삶은 아니었다. 골프, 오케스트라 등 아이 4명의 전공이 모두 예체능이다. 이 분야 쪽으로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정보를 얻기 위한 노력도 많이 해야 했고 망설임을 극복하는 추진력도 있어야 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오히려 제가 단단해졌다고 할까, 이때 쌓은 일종의 ‘단련’이 2021년 창업 이후 힘들었던 과정을 극복한 힘이 된 것 같다.

2. 사실상 문외한으로 골프웨어 분야에 뛰어든 직접적인 계기가 있을 듯하다.

-아이들 키우면서 집에만 있었겠나. 소풍 삼아 즐겁게 골프장을 종종 갔다. 스트레스도 풀리고 너무 좋더라. 그런데 사람들 옷이 너무 똑같았다. 바둑판처럼 정형화해 있었다. 맨날 정장 차림을 하는 사람도 골프장을 갈 때면 꽃무늬 바지에 백(흰)구두를 신을 수 있는 것처럼, 평소의 나와 다를 수 있게 하는, 돋보이게 하는 그런 골프웨어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스쳤다. 컨셉을 잡고 처음에 겨냥한 대상층은 성공한 젊은 최고경영자, 노는 데 일가견이 있는 옷을 잘 입는 여가족이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우리 옷을 안 입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입고 안 입는 사람은 없다’는 자세로 만들었다. 편안한 착용감과 매끄러운 활동감, 거기에다 돋보이게 하는 스타일을 집어넣으려 했다. 그게 통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우승기념 한시세일은 해요”…글로벌 시장 진출 본격화 이후 노세일 정책 약간 물러서


▷고품질의 원단을 사용하면서 창업 이후 4년간 노세일 정책으로 버텼다는데, ‘그 이후’를 설명한다면.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면 끝’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음식점에서도 제일 좋은 자리를 찾는 등 제 주변 생활에서도 그런 고집을 부렸다. ‘타협하지 않는 품질의 가격’이랄까, 그런 일종의 가치 경영을 해왔다. 하지만 창업 5년차 되다 보니, 솔직히 좀 힘들더라. 그래서 후원하는 선수의 우승을 명분 삼아 한시적으로 기념 세일을 하는 방식으로 좀 물러섰다.(웃음)

▷롤링롤라이 브랜드 자체를 열망하는 팬덤 형성이 목표라고 하는데, 얼마전 귀환 공연을 한 BTS의 아미(사랑스러운, 청년을 대변하는 M.C.) 같은 건가?

-맞다. 팬덤 구성을 궁리하고 있다. 음악을 늦게까지 들으며 영감을 얻는 편이다. 어제도 새벽 3, 4시까지 그랬다. 롤링롤라이는 ‘기분 좋은 굴림’을 추구한다. 이게 자꾸 쌓이다 보면 ‘미키마우스’나 ‘파파스머프’처럼 의인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굿즈나 라이선스 사업, 궁극적으로 에이전시 사업으로 확장할 수도 있을 거고. ‘저거 뭐야, 저거 갖고 싶어!’ 식으로 그들만의 문화, 친근하고 독창적인 문화를 만들어내고 싶다. 궁극의 목표는 세계를 무대로 하는 ‘롤링롤라이 문화’이다.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것에서 강대국이든 약소국이든 출발점에 차이가 없다. 대등하다.

▷창업의 전개 과정을 단계로 나눠본다면, 기폭제가 된 이벤트(사건)가 있을 것 같다.

-저에겐 매일매일이 사건이었다. 사람에게 미리 정해진 것은 없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단계를 나눈다면, 지금은 3단계, 성장기에 있다고 본다. 2021년 1인 창업 이후 골프장 프로 숍들의 문을 두드리는 과정을 거쳐 2022년 8월 강남 쇼룸 개장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꼭 필요한 직원들을 2~3명씩 두면서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수량만큼 공급받을 수 있는 외주제작 체계를 갖춘 게 2단계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 자사몰을 포함해 무신사지마켓롯데온 등 온라인몰 26곳, 면세점 2곳과 직영점을 포함해 8개 골프존마켓, 제주 블랙스톤CC 등 골프장 48곳에 판로가 구축돼 있다. 성장기에 접어든 상징적인 사건은 2024년 12월 일본 엠그룹홀딩즈와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여세를 몰아 지난해 12월에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골프·레저 전문 기업 FLC Biscom과 합작회사 설립을 포함한 전략적 협약으로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시장 진출에 나섰다. 글로벌 시장 진출 본격화에 따른 필요성으로 지난해 중국 광저우에 지사를 설립하고 자체 공장을 뒀다. 남편도 하던 일을 그만두고 지원에 나섰다. 현재 광저우에 책임자로 나가 있다. 올해부터는 LPGA 상위 10위권에 있는 김세영 프로를 모델로 영입했다. 여기서 파생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전략적 협약 맺으러 홀로 외국 출장 가는 ‘열정 가득한 반전’의 CEO


한 쌍의 눈과 반지, 그리고 이를 떠받치는 4개의 산양 다리로 이뤄진 롤링롤라이의 로고는 ‘기분 좋은 굴러감’을 의인화해 그려내고 있다.


▷롤링롤라이(Rolling Rolleye) 브랜드 이름과 로고를 보고, ‘롤링’은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에서, ‘롤’은 반지의 제왕에서, ‘아이’는 골퍼의 눈에서, 이렇게 각각 영감을 받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직관적으로 들었다. 대략 맞나?

-거의 맞다.(웃음) 하나를 덧붙이면, 알파벳 대문자 R자 두 개가 나란히 균형을 이루는 로고에서 한 쌍의 반지와 눈에는 각각 두 개의 다리가 달려 있다. 험난한 절벽 길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산양의 다리이다. 그렇게 해서 어려움 속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는, ‘기분 좋은 굴림’이라는 브랜드 로고가 나왔다. 우리 주변에서, 나아가 사회 안에서 좋은 기운이 돌도록 하자는 뜻에서였다. 그런 마음으로 주변 지인들, 직원들, 사업을 격려해준 고마운 은인들에게 밥값으로 한 달 1천만원을 쓰고 있다.(웃음)

▷목소리만 들어도 열정이 넘친다. 어떤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나?

-창업하고 나서 처음에 단아하다, 우아하다, 한국적이다, 이런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저에겐 이런 거 필요없다. 지금의 저는 뭔가에 몰두하는, 열중하는, ‘미친’ 사람이다. 열정이 가득한 반전의 사람이다. 일화가 될지 모르겠다. FLC Biscom과 전략적 협약을 맺으러 베트남에 저 혼자 갔다. 한두 명 같이 가겠다는 걸 제가 말렸다. 4박5일 동안 혼자 있었다. 직원이 1만명이 넘는 상대방 쪽에서는 임원들 여럿을 포함해 많이 나왔다. 꿀릴 게 없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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