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영상 4도에서 가장 무거운 이유…세계 첫 규명

김경환 포항공대 교수팀 연구 결실
세계 최초 물 임계점 실제 관측 성공
스웨덴 스톡홀름대와 공동연구 진행
최고 권위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


김경환 포항공대 교수가 24일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브리핑룸에서 일반적인 액체와는 다른 초임계유체로서의 물의 특성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물은 왜 보통의 액체와 달리 위부터 얼까.”

물이 다른 액체와 달리 영상 4도에서 가장 무거워지는 이유를 국내 연구진이 10여년에 걸친 연구 끝에 밝혀냈다. 물이 서로 다른 두 액체 상태를 오갈 수 있고, 그 경계가 사라지는 지점이 영하 60도 안팎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관측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포항공대(POSTECH) 김경환 교수 연구팀이 스웨덴 스톡홀름대 물리학과 앤더스 닐슨 교수팀과 공동으로 물의 ‘액체-액체 임계점’을 세계 최초로 관측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과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26일(현지시간) 게재됐다.

물은 가장 중요한 물질이자 인류가 가장 오래 연구해 온 대상 중 하나이지만, 여전히 가장 특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물질로 꼽힌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액체는 얼기 직전까지 온도가 낮아질수록 무거워지지만, 물은 4도에서 가장 무거워졌다가 그보다 차가워지면 오히려 가벼워지는 독특한 특징을 보인다.

이 때문에 겨울에도 강이나 호수의 표면만 얼고 아래쪽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남아, 그 속에서 생명이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왜 물이 다른 액체와 다르게 이러한 특징을 가지게 되었는지 근본적인 이유는 과학계의 오랜 숙제로 남아 있었다.

과학자들은 이에 대한 해답 중 하나로 ‘액체-액체 임계점’ 가설을 제시했다. 이 가설은 물이 고밀도 물과 저밀도 물이라는 두 종류의 액체상으로 공존하며, 특정 온도(임계점)에 도달하면 그 구분이 사라져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물이 된다는 가정이다.

학계에서는 이 임계점이 존재한다면 영하 40도에서 영하 70도사이의 극저온 영역에 존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물은 영하 40도 이하로 내려가면 매우 빠르게 얼어버리기 때문에, 누구도 실험을 통해 임계점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었으며, 수십 년 동안 논쟁으로 이어져 왔다.

연구팀은 영하 70도에서도 얼지 않은 물을 만들기 위해 태양보다 수십억 배 밝은 빛을 내며 10조분의 1초 단위로 분자의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는 ‘X선 자유전자레이저(PAL-XFEL)’를 활용, 실험 끝에 ‘액체-액체 임계점’이 영하 60도 부근에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액체-액체 임계점’ 가설을 실험으로 입증하였을 뿐만 아니라, 물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성질이 고밀도 물과 저밀도 물의 경쟁에서 비롯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김경환 교수는 “물의 특별한 성질과 ‘액체-액체 임계점’을 둘러싼 오랜 세월 동안의 학계 논쟁이 마침내 매듭지어지게 됐다”면서 “이번 발견은 생명 현상을 비롯해 다양한 자연 현상에서 물이 갖는 필수적인 역할을 규명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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