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명·30개사 검토” 고발권 국민환원
중복조사 방지 기관간 협조 구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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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전속고발권을 전면 폐지하고, 일정 수 이상의 국민이나 사업자가 직접 고발하면 공정위 고발 없이도 검찰이 수사와 기소에 착수할 수 있도록 제도 개편에 나선다.
주병기(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은 31일 국무회의에서 ‘전속고발제 전면 개편 추진방안’을 보고하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할하는 6개 법률 위반 사건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형사처벌 절차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당초 무분별한 고발로 인한 기업 활동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공정위의 판단에 따라 고발 여부가 좌우되면서 대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등 제도 운영상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주 위원장은 개편 배경에 대해 “그간 제도 개선을 통해 일부 정부 기관에 고발 요청권이 부여되면서 형식적으로는 전속고발권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국민과 사업자의 고발권은 제한돼 공정위가 고발권을 독점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전속 고발권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기업의 짬짜미 등 구조적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 체계를 신속히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일 국무회의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원칙적으로 아무나 고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왜 공정거래 사건은 고발이 있어야만 수사가 가능하냐”며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으면 수사도, 기소도, 처벌도 못 하는 구조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전속고발제 전면 폐지를 중심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할 방침이다.
주 위원장은 “국민주권 정부의 공정위는 전속고발제를 전면 폐지하는 방향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제도의 도입 취지를 최대한 살리면서 주권자인 국민이 고발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세부 방안도 제시됐다. 그는 “일정 수 이상의 국민이나 사업자가 고발하는 경우 공정위 고발 없이도 공소 제기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불필요한 고발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일정 수 이상으로 제한하는 것은 필요하며 일반 국민은 300명, 사업자는 30개 사 기준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든 중앙행정기관과 광역·기초 지방정부 등 사실상 모든 국가기관에도 고발 요청권을 부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형사처벌 체계 개편 방향도 함께 제시됐다. 주 위원장은 “담합, 기술 유용,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행위 등 중대한 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만 형벌 규정을 유지하고 일반적인 영업 활동과 관련된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형벌이 아니라 경제적 제재를 통해 규율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다른 선진국에서도 통용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도한 형벌 규정을 대체해 법 위반 행위를 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경제적 제재를 합리화하는 법 개정안을 마련했고, 조사권을 대폭 강화하고 구조적 조치를 포함한 적극적 시정 조치를 활용하면 행정적 제재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도 개편 과정에서 중복 조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주 위원장은 “행정조사와 수사가 중복돼 발생하는 부작용과 불필요한 혼선, 비효율적인 법 집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관 간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 위원장은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 불확실성을 악용한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조사 상황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어제 페인트 제조·판매사 5곳의 담합 및 불공정 거래 행위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며 “오늘은 비닐·플라스틱 포장재 등을 대량 발주하는 식품·화장품·세제 업체 5곳을 대상으로 하도급 대금 연동제 위반 여부에 대한 현장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 불확실성을 악용하는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위는 감시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영경 기자




